“북 국경경비대 군인 6명 무장 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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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3일 북한 양강도 국경지역에서 국경경비대 군인 6명이 무장한 채 탈북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코로나사태의 장기화로 정상적인 공급을 받지 못하던 경비대군인들이 배고픔과 과로를 견디지 못하고 집단 탈출한 것이라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신용건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 혜산시의 한 군간부 소식통은 22일 "지난 3일 양강도 혜산시에서 국경경비대 25여단 소속 군인 6명이 무기를 가지고 탈북하는 중대사건이 발생하였다”면서 “지금 국경총국은 물론 인근 부대와 혜산시 일대가 국경경비대 군인의 무장 탈북사건으로 발칵 뒤집혔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2일경 국경에서 야간 잠복근무에 나섰던 6명의 국경경비대 군인들은 다음 날 새벽 부대 귀환시간이 넘었는데도 나타나지 않아 수색조가 국경일대를 샅샅이 뒤졌다”면서 “수색 결과 이들 6명의 군인들은 각각 무기를 소지한 채 도강을 해 중국으로 탈출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원래 국경경비대 군인들은 밀수를 전문으로 하는 밀수꾼들이나 국경에서 보따리 장사로 살아가는 주민들과 결탁해 타지역 군인들에 비해 그런대로 잘 먹고 잘 살았는데 코로나전염병이 1년 넘게 기승을 부리면서 밀수가 완전 중단되어 요즘에는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요즘에는 전문 밀수꾼이건 생계형 보따리 밀수꾼이건 그 누구도 국경에 얼씬거리지 못한다”면서 “국경에 접근하는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총살하라는 총사령부의 명령에 따라 국경경비업무의 강도는 지난 날에 비해 훨씬 높아져 병사들이 피로감에 젖어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군 관련 소식통은 23일 “이달 초 국경경비대 25여단에서 6명의 군인이 자동보총을 소지한 채 강을 넘어 중국으로 탈북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이 사건이 중앙에 보고되면서 혜산시 일대와 국경지역이 벌집 쑤신 듯 뒤집혔다”면서 “국경지역과 혜산시 일대에서 경비대와 보위사령부 수색조의 검문검색이 있었지만 6명의 경비대 군인들은 이미 중국으로 탈출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원래 국경경비대는 군 부대 중에서도 공급과 부수입이 좋아 뒷배가 있는 병사들만 배속되는 선택 받은 부대였다”면서 “국경경비는 뒷전이고 밀수를 위해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나드는 중국인들에게 얻어 먹고 우리 쪽 밀수꾼들한테 돈을 받아 챙기면서 경비대 군인들은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는 잘 먹고 잘 살아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들 군인들의 탈북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좋게 보면 배고픔을 못 이겨 강도질이나 도적질을 하기 위해 우발적으로 강을 건넌 것이고 나쁘게 보면 애초부터 탈북을 계획하다 야간 잠복근무 때 탈북을 실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요즘 경비대군인들의 탈북사건으로 국경총국이 두들겨 맞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다"면서 “한 명도 아니고 6명이 집단적으로 무장 도주를 한 특대형 사건이어서 중앙에서도 이 사건을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총사령부에서는 중국 변방수비대 측에도 통보해 탈북군인들의 수색 및 체포에 협조요청을 했는데 그 쪽(중국쪽)에서도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보는 것 같다”면서 “하긴 실탄을 소지한 무장군인 6명이 월경을 했으니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중국 쪽에서도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 때문에 살기 힘들어진 국경지역 주민들은 군인들의 무장탈북사건까지 생기다 보니 연선지역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검문검색이 강화되어 생계 활동을 못하고 있다”면서 “탈북자들이 잡힌다 해도 국경경비대 중대는 해산될거고, 지휘관들은 물론 관련자들은 연대적 책임을 피할 수 없어 한동안 피바람이 몰아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