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4월 개최된 청년동맹제10차대회 이후 청년들에게 어렵고 힘든 일자리에 탄원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고된 노동 부문에 탄원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신용건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9일 “당국에서는 4월에 열린 청년동맹제10차대회 이후 전 동맹적으로 어렵고 힘든 부문에 청년들이 탄원하도록 적극 추동하고 있다”면서 “3월과 4월에만 평안북도에서 백수십명의 청년들이 고된 노동부문에 탄원하였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명색은 자의에 의한 탄원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청년동맹이 당으로부터 인적 과제를 부여받아 이를 마치 생산계획에 맞추듯 청년들을 고된 일자리로 밀어넣는 것”이라면서 “도내 한 공장의 청년동맹비서는 탄원자를 한 명도 내지 못해 당으로부터 비판을 받게 되자 ‘사람 바치는 실적이 충성심하고 무슨 연관이 있느냐’고 불평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청년들은 명색뿐인 탄원을 통해 주로 탄광, 림산사업소, 협동농장들에 배치되는데 당국에서는 현재의 경제난이 인력부족 때문이 아님을 뻔히 알면서도 총체적인 경제난국으로 인한 흉흉한 사회적 민심을 역주도하기 위해 청년들의 탄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어려운 일자리 부문에 탄원하면 정치적 혜택 운운하면서 청년들을 회유하고 있지만 청년들이 이를 무시하자 각 공장, 기업소의 청년동맹비서를 통해 강제적으로 탄원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5명의 탄원자를 배출한 한 기업소의 청년동맹비서는 주로 입당을 갈망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교양사업을 진행해 탄원하도록 유도했다”면서 “청년동맹비서는 요즘 청년들이 참새 굴레씌우기 보다 더 얼리기(얼르기) 힘들지만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내대고 빠질 수 없게 몰아가면 별 수 없는 것이라고 흰소리(큰소리)를 쳤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같은 날 “10년이나 군사복무를 하고 집에 돌아온지 1년밖에 안 된 우리 아들이 이번에 집단탄원바람에 휘말려 농촌으로 가게 되었다”면서 “군대에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입당도 못한 채 돌아온 것만도 분통이 터지는데 또 농촌으로 몰아대는 게 말이 되냐”고 하소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입당이고 뭐고 다 집어치우라고 아들을 설득했지만 입당을 못해 부끄러운 건 둘째치고 거의 매일 교양과 위협을 반복하면서 탄원 확답을 받아낼 때까지 볶아대는데 더는 시달리기 싫어서 탄원하고 말았다며 아들이 울분을 토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제 농촌에 내려가면 영원히 농포(농민)가 되어야 하는데 장가를 가면 손주들도 농촌연고자 딱지가 일생 붙어 다닐 걸 생각하니 잠이 오지 않는다”면서 “사람(인력)이 모자라 농사가 안되는 게 아니라 국가가 농업에 투자하지 않으니 이 꼴인데 왜 죄없는 청년들을 볶아대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청년동맹의 탄원바람도 지금 한때 떠들다 말 것이 뻔한데 이번에 탄원한 청년들만 불쌍한 신세가 되었다”면서 “청년들을 고생길로 떠밀어 놓고 경제발전 운운하는 당국이 원망스럽기 그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