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농약 없어 주민 인력만으로 농사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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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모내기전투동원과 함께 강냉이(옥수수)밭 김매기에도 주민 학생들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살초제(제초제)가 전혀 없어 주민들의 순수인력만으로 잡초를 뽑아야 한다고 현지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신용건 기자가 보도합니다.

자강도 위원군의 한 간부소식통은 23일 “강냉이파종을 끝낸데 이어 5월 중순부터 당의 방침이라 면서 때이르게 강냉이밭 초벌 김매기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살초제 공급이 전혀 없는 조건에서 초벌 김매기를 서두르지않으면 높은 수확고를 기대할 수 없다며 예년에 없이 주민들을 닥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예년에는 밀수를 비롯한 비법 경로로 들어온 중국산 살초제(제초제)가 다만 얼마라도 공급되어 강냉이 농사가 한결 쉬웠는데 올해는 살초제 공급은 기대할 수 없다”면서 “살초제를 대신할 수 있는 건 농민들의 호미 밖에 없어서 농민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정책관철을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이 주민들을 무보수로 동원시키는 것”이라면서 “농약이 절대 부족한 조건에서 협동농장 농민들의 인력만으로는 농사일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당국에서는 무조건 주민들을 농사일에 동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농장원들은 물론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과 인민반 가두여성(주부)들까지 빠짐없이 동원되어 매일 1인당100평 이상의 김매기과제를 무조건 수행해야 한다”면서 “요즘엔 초급중 학교와 고급중학교 학생들까지 수업을 전폐하고 아예 농촌에 나가 기숙사생활을 하며 농사일에 시달리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에 대해 “14세 어린 학생들까지 농촌지원전투에 동원되고 있는데 주로 새벽 6시부터 차가운 논물에 들어가 벼모뜨기작업을 하거나 강냉이밭김매기 노동을 한다”면서 “모든 작업이 개인별 할당량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새벽부터 날이 어두워지도록 고생을 한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어른들이야 아무리 힘들어도 견딜 수 있지만 어린 자식들까지 허리를 구부리고 하루 종일 호미질하는 꼴은 가슴 아파 보지 못하겠다면서 자식 가진 부모들은 누구나 불평을 터뜨리고 있다”면서 “특히 강냉이영양단지는 학생단지라고 불리울 만큼 학생들은 해마다 옥수수 파종부터 김매기에 이르기까지 힘든 일에 혹사당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 삭주군의 한 주민 소식통도 같은 날 “주민들과 어린 학생들의 강요된 노동을 당정책 수행을 위한 응당한 돌격정신이라고 선전하는 당국에서는 살초제나 농약을 어떻게나 확보할 생각은 안 하고 무조건 노력동원으로 내리 먹이고 있다”면서 “관영언론에서는 비료공장, 화학공장들이 만가동해 생산계획을 넘쳐 수행했다고 떠들고 있지만 실제로 농장들에는 살초제 한 병, 농약 한 포대 공급된 게 없는데 당국에서는 입만 가지고 농업혁명을 이뤄야 한다며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아무리 열심히 김을 매도 비라도 한번 내리면 강냉이밭인지 풀밭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잡초가 무성한데 앞으로 몇 번이나 더 김매기를 해야할지 알 수 없다”면서 “애당초 올봄에는 농약 공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당국에서는 주민을 잡도리해 인해전술로 농사를 지으라며 주민들을 들볶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더욱 한심한 것은 밭에 들어가 일하는 사람보다 빈둥거리며 입으로만 일하는훈시꾼(간부)들이 더 많다는 사실”이라면서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지주보다 마름이 더 꼴 보기 싫다고 입으로만 일하는 간부들을 더 미워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