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일반주민을 대상으로 식량을 특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의 지시로 식량공급을 시작했지만 그 양이 적은데다 공급 대상에 따라 차별이 심해 주민들은 당국의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신용건 기자가 보도합니다.
자강도 강계시의 한 간부소식통은 20일 “지난5일에 개최된 노동당전원회의에서 최고 존엄이 특별명령서라는 것을 발령했는데 그 내용은 전국적으로 주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하라는 것”이라면서 “인민생활안정을 위한 최고 존엄의 특별한 배려라며 선전하고 있지만 식량공급이 곳곳에서 차질을 빚고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기본적인 공급 지침은 각 지방에 비축된 2호창고(전시예비물자)의 식량을 풀어 배급을 하라는 것인데 전시예비물자를 사용하는 거라 공급량과 공급시기를 정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더구나 사전예고 없이 갑자기 식량공급 명령이 떨어져 각 지역 행정기관, 기관 기업소들이 오랜만에 이뤄지는 식량공급을 준비하느라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최고 존엄의 명령이라고 하지만 식량배급에는 사회주의분배원칙이 당연히 적용되고 준수되어야 한다”면서 “모든 주민들은 각자 사회적노동에 대한 평가 결과에 따라 배급량과 시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배급의 불공평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난 9일부터 공급을 시작한 식량은 1개월분으로 보통 노력자(노동자) 1인당 15kg의 식량을 주는 것이 원칙인데 지난 5월 한 달 동안 실제 일한 날을 계산하고 사회적 과제수행 등 여러 가지 부대 작업을 한 날들을 다 계산해도 한 사람당 고작해야 7~10kg의 식량이 돌아간다”면서 “요즘 자재난으로 제대로 가동하는 공장, 기업소가 드문데 온전하게 일한 날수를 계산하다보면 일부 노동자는 식량공급을 전혀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생겨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번 식량공급도 군수부문이나 탄광 등 광산 종사자를 우선순위에 놓다 보니 절대다수의 일반 근로자들에 대한 공급은 늦어지고 양도 줄 수밖에 없다”면서 “이 때문에 주민들은 최고 존엄의 인민사랑이라며 얼마 되지도 않는 식량을 공급하면서 그나마 차별을 두니 노골적으로 불평을 토로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한 “식량 공급량 15kg도 공급 대상에 따라 벼와 강냉이로 구분되는데 주로 군수부문종사자와 광산, 전기 등 기간산업 단위 종사들은 값비싼 (도정하지 않은) 벼를 입쌀 70%로 환산해 공급받고 일반 주민들에게는 강냉이로 공급했다”면서 “이것 역시 일종의 특혜인 동시에 차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20일 “기본 노력자(노동자)가 아닌 부양가족의 경우, 식량공급을 받기가 더 힘들다”면서 “최고 존엄의 지시로 전시예비물자를 풀어 식량을 공급하다보니 배급을 맡은 행정당국에서는 갖가지 이유를 들어 배급량을 최대한 줄이고 있어 주민들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식량을 공급해 준다기에 우선은 고맙게 생각했는데 정작 받아 보니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부양자(부양가족)들은 노력자의 절반인 7kg 배급이 정량인데 강냉이 3kg 밖에 타지 못했다”고 불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에 대해 “가두여성(주부)들이 계기마다 인민반에 바쳐야 할 세대 부담 중 미납한 액수만큼 배급량에서 공제하고 가두여성의 노력동원실적까지 구체적으로 따져 공제하다 보니 그 정도 량 밖에 안되었다”면서 “이왕 주민들을 위해 최고 존엄이 특별히 배려한 것이라면 이유와 조건 없이 공평하게 공급해주는 게 옳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전에도 명절이나 이런저런 계기에 약간의 식량을 공급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럴 때 마다 오히려 기분만 상한다”면서 “이것저것 다 떼다 보면 차려지는 건 한 줌의 식량에 불과한데 간부 가족들은 정해진 량을 꼬박 받아가는 꼴이 더 보기 싫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2호 창고(전시예비물자) 식량을 풀어 공급한다는 건 결국 당국이 오늘 주고 내일 빼앗아 가는 격”이라면서 “전시예비식량을 풀고 나면 반드시 다시 채워 넣어야 하기 때문에 올 가을 수확철이 되면 농민과 주민들을 들볶아 2호창고를 다시 채워 넣을 게 뻔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