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동북부 일부 국경지대, 코로나 검사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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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함경북도와 량강도 등 일부 국경지역에서는 코로나19 감염 검사조차 시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군부 내 확산을 막기 위해 매년 4월 중순 시행해 온 신병 입대도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일본의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에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는 공식 보도와 관련해 최근 북한 내 취재협력자를 통해 두만강 인근 북중 국경지대에서 지난 22일까지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 북한 내에서 환자가 없는지, 그리고 의심이 되는 환자 즉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병원에서는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내부 협조자에게 의뢰를 해서 직접 병원, 그리고 진료소에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검사(를 하려면) 키트나 시약이 있어야 하는데 감염검사 자체를 하고 있지 않다, 감염 검사를 하고 있다는 보고가 하나도 없었어요.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 지방도시에는 아직 진단 키트 즉 도구가 배포되지 않아 감염 검사가 전혀 실시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외무성이 지난달 북한의 요청에 따라 북한에 코로나19 검사 키트 1천 500개를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제한된 수량으로 평양 정권의 핵심과 외국인과 접촉이 많은 부서나 군대 등에 우선적으로 보냈을 가능성이 많을 것이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또한 량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거리에서 북한 군인의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 북한 조선인민군은 예년에는 12월 1일부터 이듬해 3월말까지가 동계훈련기간입니다. 그러니까 외출 금지가 기본인데 그래도 출장, 부대이동, 장마당의 물품 구입 이런 걸로 외출하는 사람은 항상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금년에는 어디가나 군대 모습이 전혀 안 보인다. 그래서 사령부에 직접 가서 물어봤더니 아주 엄한 외출 금지 조치가 되어 있고, 헌병까지 순찰시키면서 군대 외출을 단속하고 있다는 거죠.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 군 당국이 일반 사회와 군부대를 격리시키기 위해 병사는 물론 장교의 외출도 막고 경무병(헌병)이 국경경비대와 군 부대 주변의 거리를 오토바이를 타고 자주 순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군부대 내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급격히 확산이 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취한 조치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또 량강도 군사동원부 관계자에 따르면 매년 4월 15일 전후로 시작되던 북한군 신병 입대까지 무기한 연기됐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밝혔습니다. 신체 검사까지 마친 신병들의 입대 연기가 매우 이례적이지만,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유행이 어떻게 전개되는 지를 보고 입대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23일 전 국가적인 코로나19 방역조치를 따르지 않고 술파티를 벌인 북한 강원도 천내군의 장교가 좌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매체는 최근 이 장교가 많은 사람들을 모아 술과 태만한 행동을 권장하는 등 특단의 방역 조치에 불복종한 것으로 당국이 판단을 내렸다는 북한 관영 노동신문의 21일자 보도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