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당국이 중앙은행에 지시해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화폐 소독과 오염된 지폐의 신권 교환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은 1일 현재 북한 내 코로나19확진자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감염을 우려한 다른 국가들처럼 지폐 소독에 나서고 있다고 일본의 언론매체 아시아 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 (북한 당국이) 지금까지 어느 정도 (코로나19) 차단에 성과가 있었다고 보고 있지만, 그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계속 방역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화폐까지 소독하겠다, 그리고 낡은 지폐는 신권과 교환하겠다는 것을 볼때 소독약에 좀 여유가 생긴 거 아닌가 합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아시아 프레스 북한 북부 지역 현지 취재 협력자의 지난달 29일 보고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기관이나 기업, 무역회사 등이 대금을 결제할 때 사용하는 지폐에 대해 이같은 조치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반적으로 국경지역 세관이나 버스, 전철, 시장 등의 소독이 우선 순위일텐데 지폐 소독 지시까지 나선 것은 소독약 부족이 어느 정도 개선되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소독약이 부족했던 북한에서 지폐까지 소독한다는 것은 중국으로부터 코로나19관련 소독약 지원품이 도착했기 때문이 아닐까 추정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그러면서 인민반에서도 주민들에게 돈을 소독하라고 요구하지만, 일상적으로 거의 중국돈을 사용하는 주민들이 북한 돈을 많이 보유하지 않고 있어 별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북부 지역의 북한 주민들은 약초나 산나물 등을 무역회사에 납입하면 북한 돈으로 정산받지만 그 이외 일상생활에서는 주로 중국돈으로 거래하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 같은 중국돈 사용 현상은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북한돈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더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양강도, 함경북도, 평양 등 시장에서 아시아 프레스가 환율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 1위안에 북한돈 1천 113원이던 환율이 3월말 현재 1천 310원으로 북한 돈의 가치가 15퍼센트 가량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코로나19 유입과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1월 북한 당국이 국경을 봉쇄한 이후 모든 물품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특히 휘발유와 경유 등 중국에서 수입하는 품목이 3월말 현재 지난해 말보다 30퍼센트 이상 급등하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말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 지금 두 달 간 (북중) 무역이 단절돼 있지 않습니까? 들어오지 않고 있어요. 사재기도 있을거고, 진짜 부족한 부분도 있을 겁니다.
따라서 북한 당국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무역 부진과 대북 경제제재에 따른 심각한 외화 부족, 그리고 북한 원화의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외화 사용 단속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