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19 로 장병들 외출금지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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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장병들에 대한 외출금지 조치가 지난 겨울부터 계속되면서 춘궁기를 맞은 인민군 병사들의 영양결핍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 오사카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당국이 인민군 부대에서의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병사들의 민간인 접촉을 금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 장교는 집에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 병사들에 대해서는 5월 중순인데 엄격히 통제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 내 취재협조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동계훈련의 일환으로 병사는 물론 장교들까지 외출금지 조치가 취해졌지만, 3월 말 훈련이 끝난 후에 장교들의 외출금지는 풀린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협조자의 조사에 따르면 북한의 양강도, 함경북도, 황해도, 강원도 등에서는 병사들은 보이지 않고 장교와 군인을 단속하는 경무병만 간간이 눈에 띄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또한 군인들의 식량을 재배하는 군용 논밭인 부업지에서 작업하는 병사들은 소속 부대에 들어가지 못하고 임시 텐트에서 숙식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이같은 조치는 북한 당국이 병사들을 민간인들과 격리해 밀집 생활을 하는 인민군 부대에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는 시도라고 풀이했습니다.

그러나 4월부터 시작되는 춘궁기 이른바 보릿고개에 외출금지 조치까지 겹쳐 병사들이 더 심각한 영양실조를 겪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우려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 일반 병사의 외출금지 조치가 오래 되면서 밖에 나가서 간식으로 영양보충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5~6년 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모는 군 복무 중인 자식들이 속한 부대 인근 민가에 현금을 맡기고 자녀들이 외출할 때 들러서 빵이나 두부 등의 간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사례가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를 이유로 병사들에 대한 외출금지 조치를 해제하지 않으면서 병사들은 수 개월 간 이런 방법으로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당국이 100만 명에 달하는 병사들에게 공급할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지 못한데다, 군대 내에서 식량을 빼돌려 유출하고 있어 많은 병사들이 4월부터 늦으면 9월 경까지 식량부족에 시달리곤 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중증 영양실조 병사는 집으로 돌려 보내거나 ‘관심 병사’로 분류해 군관의 사택에서 생활하도록 했는데, 최근에는 허약자는 전염병에 약하다는 이유로 부대 내 위병소 등에서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고 북한 내 아시아프레스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부대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는 이 같은 조치 속에서도 평양종합병원과 삼지연시 꾸리기 등 대규모 건설사업에 결국 군부대를 동원할 수 밖에 없는 갈등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매체 노동신문은 14일 인민군대가 ‘당의 웅대한 대건설 구상을 실천해나가는 데서 기수, 돌격대가 되어야 한다’며 군의 건설사업 참여를 독려했다고 한국 매체들이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