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감기 증상만 보여도 20일간 코로나 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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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이유로 감기 기운만 보여도 당사자와 가족, 인근 주민까지 20일 간 격리 조치를 취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함경북도 청진시 신안구역 친척집을 찾은 한 여성이 감기 증상을 보이자, 북한 당국은 검사 대신 격리조치만 취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 코로나19에 확진된 것도 아닌데 단순히 감기 증상만으로 격리조치가 됐고, 그 여성의 친척집 일가족들도 격리됐고, 그 친척집이 (속해) 있는 16개 세대도 전체가 격리조치가 돼서…

이시마루 대표는 이달 초 이 지역 취재 협조자의 말에 따르면 역내 소독작업이 이뤄지고, 사회안전원과 민병대, 노동적위대원까지 동원해 이 지역을 봉쇄하고 이 지역 주민들에게 20일 간 일체 외출을 금지하는 등 하루 24시간을 철저히 감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강력한 북한 당국의 코로나19 방지책으로 인한 생활고로 주민들 사이에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그는 소개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7월 25일 노동당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한 데 이어 코로나19 관련 특급 경보가 발령되면서, 당국의 지나친 통제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청진 이외 함경북도 다른 도시와 양강도의 협조자들은 지난 5일을 기준으로 그들이 사는 지역에서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듣지 못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 그러니까 (북한)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중심은 아직까지 주민 격리, 의심되는 사람을 무조건 격리하는, 그런 주민들의 피해나 인권을 생각하지 않는 대책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양강도 취재 협력자는 장마당이 폐쇄된 것은 아니지만 입구에서 체온을 재고, 의심 증세가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무조건 거주지구를 봉쇄하고 차단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전과는 달리 강제격리 시설이 아니라 각자의 자택에서 격리를 하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다만, 20일 격리기간에 주민들에게 가족 수에 상관없이 한 가구 당 옥수수 10킬로그램씩을 각자가 속한 직장에서 공출해 지급되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밝혔습니다.

양강도에서는 많은 주민이 중국과의 국경인 압록강 물을 길어 생활용수로 사용해 왔는데, 국경 봉쇄 조치로 압록강 접근이 엄격히 금지되고 있어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반 년이 넘은 9월 현재 각국은 국가예산을 투입해 유전자증폭기(PCR)와 진단시약 등을 확보하고 코로나19확진 검사에 나서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지방에서는 소금물이나 소독약을 뿌려 봉쇄와 격리에만 열을 올리는 것 같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말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우선시 하는 지역과 대상에게만 선별적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시행하고 있을 것이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추정했습니다.

북한 내부와 연락이 닿는 한 탈북민은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실질적 방역에 필요한 의료 대책은 없고 당국이 이동 통제만 강화하자 주민들 사이에는 “코로나 보다 더 무서운 건 굶어 죽는거다”라는 말이 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고열이 나면 원인이 폐렴인지 코로나19인지 진단하지 않고 무작정 격리시키기 때문에 주민들의 분노가 고조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노동당원들에게 직장과 거주지의 혼란 정도나 민심 동향을 매주 보고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주민들에게 비상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조금만 더 인내하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지적했습니다.

노동당 간부가 주민들에게 중국에서 백신이 개발됐고 최근 코로나19 감염자가 거의 없다고 강조하며 주민들을 다독인다는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