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설명절이 점차 음력설로 옮겨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연말에 잇따른 각종 동원과 총화사업, 검열들로 하여 주민들의 사기가 떨어진데다 땔감과 쌀값도 오르기만 해 명절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다고 소식통들은 언급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새해를 맞는 북한의 풍경, 날씨만큼이나 쌀쌀한 것 같습니다. 명절을 맞는 기분은 좀처럼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썰렁하다고 소식통들은 현지 분위기를 전해왔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내일이 당장 설 명절인데도 장마당을 찾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며 “김정은이 지도자로 올라 선 후 사람들은 양력설을 아예 명절로 취급도 하지 않고 있다”고 3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첫 해인 2012년 설 명절은 김정일 사망 애도기간과 겹쳐 장마당을 보지 않았다고 그는 이야기했습니다. 그나마 2013년 설 명절은 3일간의 휴식을 주었는데 북한 돈의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불안으로 하여 명절분위기를 크게 느낄 수 없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그런가하면 2014년 설 명절은 장성택 처형 여파로 주민들 모두가 공포에 떨어야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2014년과 달리 2015년 설 명절은 연말에 집중된 각종 행사들과 검열들로 주민들이 많이 지쳐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자강도의 한 소식통도 “설을 맞으며 장마당이 좀 북적거려야 하겠는데 하도 돈 벌이가 안 되니 장사꾼들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어 매대가 많이 비어있는 실정”이라고 3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설명했습니다.
현재 장마당에서 환율은 중국인민폐 1원(위안) 대 북한 돈 1천4백원으로 설 명절을 앞두고 평소보다 많이 올랐다며 중국산 쌀 1kg 당 중국 인민폐 4원인데 이를 북한 돈으로 환산하면 5천6백원으로 매우 비싼 값이라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명절날에 많이 쓰는 찹쌀이나 밀가루는 장마당에서 인민폐 4원60전인데 북한 돈으로는 6천4백원에 해당하는 값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특히 북한은 최근 장마당에서 땔감으로 싸리나무와 버들과 같은 잡관목의 판매를 허용하였는데 1메타 길이의 밧줄로 묶은 잡관목 1단의 가격은 북한 돈으로 1만원인데 이 정도의 량으로는 하루 땔감으로도 모자란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국경연선 사람들은 중국을 본떠 양력설보다 음력설을 더 중시하는 문화가 있다”며 “양력설은 (김일성, 김정일) 동상을 찾아가 인사를 해야 하고, ‘신년사’를 들어야 하는 등 귀찮은 휴식일로 인식되고 있다”고 새해를 맞는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