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2018년 새해를 맞아 북한 정세와 관련해 주요 현안별로 한 해를 전망해보는 신년기획 인터뷰를 보내드리고 있는데요. 한반도 시간으로 매주 목요일 다섯 차례에 걸쳐 마련한 신년기획인터뷰,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과 함께 '북한 인권실태와 국제사회의 대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서울의 노재완 기자가 김 전 차관을 만났습니다.
노재완 : 안녕하세요?
김석우 : 안녕하세요.
노재완 : 북한이 올해 정권수립 70주년을 맞은 가운데 현재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제재도 이뤄지고 있는데요. 먼저 올 한해 북한의 인권상황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김석우 : 북한의 인권 침해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북한의 사정이 어려운 만큼 앞으로 사회 통제가 더 강화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외신 보도에 의하면 북한의 동계 군사훈련이 축소됐고 휴전선을 통한 탈북이 늘고 있습니다. 아울러 군대 내부의 부패로 처형도 늘고 있습니다. 또 북한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각종 포고문을 통해 야간 장사를 못 하게 한다든지 노래방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보위부 검열과 그에 따른 숙청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재완 : 이 과정에서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동원하거나 재원 확보를 위한 모금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김석우 : 당연히 있겠죠. 충성자금을 내라고 압박하고 강화할 겁니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호주머니를 털기 위해 의무할당제 등도 부과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각 가구당 퇴비 생산을 부과할 것이고 이를 달성하지 못한 가구에 대해선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수탈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노재완 : 올해로 김정은 정권이 출범한 지 6년째를 맞았는데요. 김정은 정권의 북한인권실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석우 : 북한 정권은 기본적으로 공포통치를 통해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북한은 핵과 인권탄압이 정권 생존의 마지막 수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정권은 앞으로도 이 두 가지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노재완 :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권침해 비판을 피하기 위해 최근 변화를 보이는 정책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김석우 : 북한은 대외적으로 인권을 보장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탈북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과거와 큰 변화가 없습니다. 10만 명 이상을 감금하고 있는 강제수용소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고요. 당의 유일영도체계 10대 원칙에도 전혀 변화가 없습니다. 전제 군주와 같은 김정은에 대한 비난이나 비판도 절대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노재완 : 북한이 3월에 열리는 평창 동계패럴림픽, 즉 평창 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한다고 밝혔는데요. 이 역시 장애인 인권 침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봐도 될까요?
김석우 : 북한은 그동안 '장애인이 없는 지상낙원'이라고 선전하지 않습니까. 평양에서는 장애인이 눈에 띄지 않도록 지방으로 추방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평양에는 장애인이 없습니다. 그러나 해외 인권단체와 국제사회가 북한의 장애인 정책을 비판하자 북한도 2003년 장애자 보호법을 채택하고 2010년에는 장애자보호연맹을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2012년 처음으로 패럴림픽에도 참가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장애인을 서서히 국제사회에 노출시켰는데요. 이것은 지난 2003년 한국의 세계밀알선교회가 휠체어 100대를 북한에 보내주는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고 봅니다. 이후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장애인 지원을 계속 받아왔는데요. 저는 이번 평창 동계 패럴림픽도 같은 차원에서 참가했다고 봅니다.
노재완 : 차관님께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에서 북한 취약계층을 위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김석우 : 국제사회가 그동안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많이 했지만 실제로 지원을 필요로 하는 취약계층이 물품을 받지 못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원 물품을 당과 군의 권력자들에게만 나눠줬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는 장마당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효과만 만들었죠. 그러니까 국제사회의 지원 물품이 북한 취약계층에게 제대로 전달된다는 모니터링이 보장되지 않는 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북한을 투명하고 정직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저는 모니터링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재완 :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탈북자 강제북송을 하고 있는데요. 국제사회가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을 막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김석우 : 중국 당국은 탈북자 강제송환을 중지하면 탈북자 행렬이 이어진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북한 정권의 붕괴를 초래한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은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난민조약상 의무를 위반하고 탈북자 강제송환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중국은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이나 인권침해의 방조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중국이 김정은 정권을 부담으로 여겨 국제적 압박에 동참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는 국제사회가 중국에 대해서도 경제제재를 강화해 중국의 변화를 촉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재완 : 마지막으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가 올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요?
김석우 :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는 하루아침에 인권이 개선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국제사회와 시민단체가 북한 인권 침해 상황을 지속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저는 근본적으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선 김정은 정권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재완 : 네, 잘 들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석우 : 고맙습니다.
앵커 : 자유아시아방송 신년기획인터뷰,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으로부터 올 한해 '북한 인권실태와 국제사회의 대응'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2018년 새해를 맞아 마련한 자유아시아방송 신년기획인터뷰를 모두 마칩니다. 함께 해주신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