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천리마’ 무늬만 인터넷 쇼핑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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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북한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처음 문을 연 인터넷 쇼핑몰, 즉 전자 상점 ‘천리마’(www.dprk-economy.com)가 개설된지 2달 가까이 지났지만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평소 구입하기 힘든 북한 상품을 북한이 운영하는 전자상점을 통해 사려고 했던 미국내 한인 들도 안타까워 하고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 주에 사는 주부 주순혜씨는 지난달 인터넷에서 북한 김치를 판다는 소문을 듣고 북한이 운영하는 인터넷 전자 상점 ‘천리마’를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말로만 전자 상점일 뿐, 물건 주문이나 결제 방법이 전자상점 관리자에게 직접 전자 우편을 보내야 하는 복잡한 수동식이어서 북한 김치는 구입하지 못하고 구경만 했습니다.

주순혜: “인터넷에서 북한김치 판매한다고 해서 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전자식으로 되지도 않더라고요”

미국 뉴욕에 사는 대학생 김동철씨도 북한 물건을 살 수 있다는 호기심에 전자상점 ‘천리마’를 방문했습니다. 그러나 개인의 핸드폰 번호와 생년월일까지 기입해야 하는 번거로운 신상정보를 요구해서 북한 상품 구입을 포기했습니다.

김동철: 사이트에서 북한 영화를 구입하려고 했는데 그 쪽에 주소나 전화번호를 써서 관리자에게 메일을 보내야 한다고 해서 왠지 북한 사이트라고 생각하니까 좀 꺼림칙한 느낌이 들어서 그만 뒀습니다.

지난 1월 26일 문을 연 ‘천리마’ 전자 상점은 북한이 처음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인터넷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전자 상점이란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북한 전자상점 ‘천리마’는 북한산 농산품에서부터 식품, 의약품, 예술품, 심지어는 남한 평화 자동차의 지원으로 북한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인 휘파람, 뻐꾸기 자동차까지 판매하고있습니다.

특히 북한산 된장, 고추장, 술이라는 말만 들어도 고향 생각에 파묻힐 정도인 미국에서 살고 있는 실향민들에게 북한 인터넷 전자상점 천리마에 올라와 있는 북한 상품들은 큰 인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실향민 이차희씨입니다.

“옛날에 자기가 먹던 음식인데.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 엄마 아버지가 해준 음식인데 향수가 있겠죠…

그러나 북한의 전자 상점인 천리마를 통해 미국에서도 북한산 식품이나 물건을 사보겠다는 기대는 이내 실망으로 바뀝니다.

우선 북한의 인터넷 전자상점 ‘천리마’에서 파는 물건들은 대부분 가격이 메겨지지 않았습니다. 상품의 가격이 얼마이고 또 어떻게 구입해야 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관리자에게 직접 전자우편을 보내야 합니다.

이때 구매자의 전화번호와 핸드폰 번호, 주소, 생년월일까지 개인의 자세한 정보를 함께 적어야 하고, 이같은 요구 사항을 모두 기입해 보내더라도 이메일이 다시 돌아오기 일쑤이고, 보안상의 이유로 관리자가 메일 수신을 거부했으니 다시 전화나 팩스를 이용해 달라는 답장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천리마 사이트를 지원하는 서버도 안정적이지 않아서 사용자들은 지난 일주일 동안 두차례나 사이트 주소를 방문할 수가 없었습니다.

북한은 천리마 전자상점 운영을 위해 중국의 협력 회사를 통해 인터넷 서버를 지원받고 , 전세계 인터넷 사용자들을 겨냥해 한국어는 물론 영어와 중국어 로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전자상점의 겉 모양만 갖추고 있을 뿐 이곳에서 실질적인 상업 활동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사용자들의 주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