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거름전투 압박에 “배고파 거름생산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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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주민들의 새해 첫날은 거름 전투로 시작되었습니다. 혹한 속에서 거름생산에 나서야 하는 주민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무산군의 한 소식통은 2일 “오늘부터 일주일 간 거름전투가 진행된다”면서 “거름전투기간 인민반 주민들은 세대당 200킬로의 거름을 생산해 바쳐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거름은 (석)탄재와 인분을 절반씩 섞어 품질을 올려 만들도록 강조되었다”면서 “품질 좋은 거름을 제 기간에 생산해 바치지 못하면 세대를 책임진 인민반장에 대한 총화사업이 뒤따른다는 게 당 조직의 경고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에 인민반장들은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거름생산 계획을 완수하라고 다그치고 있다”면서 “인민반장의 성화에 화가 난 일부 주민들은 ‘배가 고파 거름 생산할 힘도 없다’며 애꿎은 인민반장에게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실제로 혹한 속에 당장 끓여먹을 식량이 없는 주민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배급도 주지 않고 거름을 생산해 바치라는 당국의 강요에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새해 첫날부터 정주시에서는 인민반 세대별로 농촌에 지원할 거름생산 계획이 부과되었다”면서 “세대별 거름계획은 200킬로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거름전투는 일주일(3일~9일) 간 진행된다”라면서 “그 기간 주민들은 200킬로의 질 좋은 거름을 만들어 주변 농장에 바치고 거름계획을 수행했다는 퇴비증을 해당 농장에서 받아 인민반장에 바쳐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해마다 반복되는 거름생산 전투에 주민들 속에서는 이제는 거름생산이라는 말만 들어도 지겹고 화가 난다며, 일주일 간 장사도 못하고 거름만 생산하면 우리는 뭘 먹고 살라는 소리냐며 당국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거름생산에 나서지 않고 장마당에 나가 장사하는 주민들이 늘어나자 인민반장들은 거름생산 전투에 나설 형편이 안 되면 거름 1키로당 내화 500원($0.05)을 내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대당 부과된 200킬로 거름대신 내화 10만원($11.9)을 당국에 바치라는 얘깁니다. 내화 10만원이면 북한 장마당에서 쌀 18킬로를 구매할 수 있는 가격입니다. 현재 평안북도 장마당에서 쌀 1킬로 가격은 5,600원($0.66), 환율은 1달러에 8,400원, 1위안에 1,130원입니다.

소식통은 “거름대신 10만원의 현금을 바치라는 인민반장에게 주민들은 장마당에서 장사가 되어야 거름 값을 바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요즘처럼 장사도 안 되는 때에 무슨 수로 10만원을 내라는 것이냐며 인민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