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에 미쳤다” 북 주민, 민생 외면하는 김정은 비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지난해 3월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영상을 조선중앙TV가 지난해 3월 25일 공개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지난해 3월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영상을 조선중앙TV가 지난해 3월 25일 공개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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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많은 북한 주민들이 배고픔과 추위 속에서 새해를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 속에서 민생은 돌아보지 않고 미사일 개발에 몰두하는 김정은과 노동당에 대한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경원군의 한 간부 소식통은 2일 “일반 주민들은 노동당 전원회의가 열리든, 정치국 회의를 하든 별로 관심이 없다”면서 “하지만 이번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경제발전과 인민생활과 관련한 대책이 전혀 언급되지 않은데 대해 불만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8기 6차 전원회의 결과에 관한 보도문을 보면 핵탄두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군사위성을 발사하겠다는 등 군사력 강화와 대적 투쟁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핵심임을 누구나 알 수 있다”며 “며칠씩 부문별 토론을 하는 등 전원회의에서 뭔가 새로운 정책이 나올 것처럼 선전했는데 그 결과는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방도 제시는 전혀 없고 군사 대결과 대적 투쟁만 강조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많은 가정들이 떡과 고깃국 같은 설명절 특식이 없이 새해 첫날을 어수선하게 맞이했다”며 “주민들은 양력설을 앞두고 명절을 어떻게 보낼지 걱정이 태산인데 당국은 김정은이 딸과 같이 미사일 발사 현장과 미사일 공장을 찾고 방사포 증정식에서 연설하는 등 군사력 강화에 몰두하는데 대한 선전만 일삼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오랫동안 선군정치를 하며 군사를 우선시했던 김정일도 자강도를 비롯한 전국의 경제 현장을 자주 시찰했다”며 “하지만 최근 김정은이 시찰하는 곳을 보면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 등 경제부문은 없고 미사일 발사현장뿐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은에게는 사람을 죽이는 미사일이 축포처럼 여겨지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며 “가깝게 지내는 주민들은 김정은이 주민 생활은 전혀 안중에 없이 미사일에 완전히 미친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혜산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2일 “오늘 새벽 혜산시 기온이 영하 25도에 달했다”며 “혹한의 추위에 극심한 생활고까지 겪으며 먹고 살아갈 걱정이 태산 같은 주민들은 민생은 안중에 없는 당국의 군사력 강화 선전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8기 6차 당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은 핵탄두 증가와 정찰위성 발사를 운운하며 대적투쟁을 강조했고 2022년 마지막 날(12월 31일)에는 방사포 증정식을 벌려놓고 정면대결을 선언했다”며 “당국이 떠드는 핵이요, 정찰위성이요, 정면대결이요 하는 말들이 이젠 듣기에도 신물이 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 내려온 지시인지, 초급당비서가 자의적으로 한 발언인지는 모르겠으나 12월 31일 아침조회 때 초급당비서가 김정은 딸에 대한 발언을 삼가하라는 말을 했다”면서 “이는 김정은 딸에 대한 주민들의 태도가 매우 부정적으로 변하는 것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요 며칠간 김정은이 딸을 데리고 미사일을 쏘는 현장과 미사일 공장을 시찰하는 장면이 텔레비죤으로 매일 방영되었다”면서 “처음에는 김정은 딸의 등장에 호기심을 가지고 보던 주민들은 어린 딸이 미사일과 관련한 장소에만 등장하는데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일부 주민들은 ‘인민들에게 보여줄 게 미사일 밖에 없는가’라는 말을 드러내놓고 한다”면서 “실제로 최근 들어 노동당이 당적 활동의 최고 원칙인 인민생활 향상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이 군사력 강화와 대적투쟁 강화를 외치고 있는데 이를 좋게 생각할 주민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