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북한 트윗’ 5년전 6분의1로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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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지난해 북한이 전례없는 다수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지만 미국 연방의원들이 온라인 사회관계망 서비스 트위터에 '북한'을 언급한 횟수는 6차 핵실험을 실시한 5년 전의 6분의 1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3일 미 연방의원들의 '트위터'(Twitter) 활동을 감시하는 사이트인 '트윗콩그레스'( tweetcongress.org)를 분석한 결과, 북한(North Korea, DPRK, North Korean)을 언급한 의원들의 트윗(트위터에 게시하는 메시지)는 2017년 944건에서 지난해 155건으로 대폭 감소했습니다. 이는 5년 전 대비 6분의 1 수준입니다.

지난 5년 간 트위터에서 미 의원들의 북한 관련 메시지가 가장 많이 언급된 2017년은 북한의 제6차 핵실험이 있었던 해입니다.

당시 미 의회는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비해 대북제재를 전방위로 강화하는 일련의 초당적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이듬해인 2018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미북정상회담을 갖자 미 의원들은 680차례 북한 관련 트윗을 올리며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관심은 2019년 급격히 꺽이면서 284건으로 줄어들더니 2020년에는 73건으로 100건도 되지 않았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2021년 139건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2배 가량 늘어나긴 했지만 예전에 비해 관심에서 멀어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북한이 33차례에 걸쳐 약 7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수위를 최고조로 높였지만, 정작 미 의원들의 관심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2017년부터 지난해 북한을 언급한 미 의원들의 트윗은 총 2천275건으로 공화당이 1천227건으로 민주당 1천48건보다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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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22년 북한과 중국, 일본, 대만을 언급한 미 연방의원 트윗 수 추이 . /트윗콩그레스 (Jinwoo Cho)

특히 공화당 의원들은 2020년 이후 북한에 대한 언급이 세 배 가량 늘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같은 기간 북한을 언급한 횟수가 거의 같거나 오히려 더 낮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민주당 내에서 북한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 트위터에서 북한을 언급한 미 의원 10명 중 9명(87%)이 공화당이었습니다.

총 535명(하원 435명, 상원 100명) 중 59명이 지난해 트위터에서 북한 관련 언급을 했으며, 이 가운데 한국계 미국인인 영 김 연방하원의원이 총 14개로 가장 많이 북한을 언급했습니다.

반면 미 의원들이 트위터에서 북한을 언급한 횟수는 줄었지만 대만을 언급한 횟수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만을 둘러싸고 연일 격화되는 미중 간 갈등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미 의원들이 지난해 트위터에서 ‘대만’(Taiwan, Taiwanese)을 언급한 것은 867건으로 지난 2017년(52건)에 비해 16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밖에도 2017년 825건에 그쳤던 ‘중국’(China, Chinese)에 대한 언급도 지난해 3천582건으로 4배 이상, 일본(Japan, Japanese)도 같은 기간 225건에서 330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북한 담당국장을 지낸 앤서니 루지에로(Anthony Ruggiero) 미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문제가 외교 안보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북한이 혜택을 받고 있다며 올해 시작한 새로운 회기의 미 연방의회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김정은은 모두가 다른 외교 안보 정책의 우선순위에 정신이 팔려있는 현재 상황으로부터 혜택을 받고 있다”며 “이를 통해 김정은은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하기 위해 러시아에 군사 물품을 수출 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은 새로운 미 의회 회기가 시작되는 날”이라며 “상∙하원 내 공화∙민주당 의원들은 압도적으로 찬성표를 얻으며 초당적으로 통과시킨 대북 제재 이행을 포함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티’의 조나단 코라도(Jonathan Corrado) 정책 담당 국장은 3일 의회의 낮은 관심이 미국의 대북정책에 미칠 영향을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2017~2018년과 마찬가지로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의회는 주로 경제제재를 포함한 법안을 제정하고 북한에 대한 청문회를 열며, 마찬가지로 위기에서도 의회는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며 “다음 단계는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북한 단체와 교류하는 중국인 개인 및 기관에 대한 2차 제재”라고 밝혔습니다.

마이클 오핸런(Michael O’Hanlon)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우리가 5년 전보다 지금 북한에 대해 덜 생각하고 이야기한다는데 동의한다면서도‘관대한 무시’정책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 이유로 그는 “결국 그것은 오바마가 10년 전에 시도한 것이고 (북한의) 많은 핵 및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을 막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