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달로 예정됐던 제10차 NPT, 즉 핵무기전파방지조약(핵확산금지조약) 평가회의가 최근 연기된 가운데 미국은 북한과 외교에 열려 있으며,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이달 4일부터 28일까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 예정이던 제10차 NPT 평가회의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재차 연기됐습니다.
지난달 30일 구스타보 슬라우비넨(Gustavo Zlauvinen) NPT 평가회의 의장 내정자 명의로 작성된 성명에 따르면 이 회의는 당초 작년 중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를 이유로 몇차례 연기된 데 이어 최근 다시 연기 결정이 내려진 겁니다.
이날 슬라우비넨 의장 내정자는 제10차 NPT 평가회의는 올해 8월부터 9월 3일 사이 4주 간 개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라며, 자신은 유엔 사무국 측에 8월1일부터 26일까지 해당 회의를 위한 날짜를 비워둘 것으로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In this regard, I will request the UN Secretariat to place a tentative hold on the dates of 1-26 August 2022.)
NPT 평가회의는 핵무기 보유국과 비보유국들이 5년 주기로 조약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개최하는 국제회의로, 핵무기 비확산, 군축,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보장 등 3가지 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앞서 일각에서는 해당 회의에서 당사국들이 북한 핵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수시로 제기돼 왔습니다.
한편 지난 3일 공개된 바에 따르면, 미국 측 대표단은 지난달 27일 유엔에 사전 제출한 관련 보고서에서 미국은 북한과 관련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여전히 확고하고, 북한에 대한 어떠한 적대적 의도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The United States is committed to the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and harbors no hostile intent toward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당시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는 북한과 관련해 “미국의 (대북)정책은 미국과 동맹국, 그리고 해외에 주둔하는 미군의 안보를 강화하는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북한과 외교에 열려 있고, 이를 위해 조정되고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U.S. policy calls for a calibrated, practical approach that is open to and will explore diplomacy with the DPRK to make tangible progress that increases the security of the United States, our allies, and our deployed forces.)
그러면서 미국은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의 불법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발전에 필요한 재원을 차단하는 데 중점을 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We also urge all UN Member States to fulfill their obligations fully and completely under the DPRK UNSCRs, which are focused on denying the DPRK the resources it needs to advance its unlawful WMD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나아가 미국은 지난 2017-2019년 제10차 NPT 평가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NPT 회원국들이 북핵 문제 해결을 골자로 작성한 공동성명에 동참했고, 특히 지난 2019년 공동성명에는 70개국이 서명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The United States joined other NPT Parties in co-sponsoring joint statements on addressing the DPRK nuclear challenge at the 2017, 2018, and 2019 PrepCom meetings for the Tenth NPT Review Conference. The 2019 statement had 70 cosponsors.)
NPT 평가회의는 지난 1968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뒤 1970년 발효해 현재 191개국이 참여하고 있는데, 북한의 경우 지난 1985년 가입했다가 2003년 1월 탈퇴했습니다.
한편, 지난 3일 미국 백악관 및 중국 유엔 대표부 등에 따르면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핵무기 보유 5개국(P5) 정상들은 이날 핵전쟁 방지와 군비 경쟁 금지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해당 국가의 정상들은 이날 성명에서 “핵무기 보유국 간의 전쟁 방지와 전략적 위험 저하를 우리의 우선적 책임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상들은 “핵전쟁에 승자란 있을 수 없으며, 또 절대로 일어나서도 안 된다고 선언한다”면서, “핵무기가 존재하는 동안 그것들은 공격을 억지하고 전쟁을 예방하는 방어적 목적에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성명은 나아가 “우리는 그러한 핵무기의 추가적 확산은 방지해야 할 것”이라며 “핵무기전파방지조약 상의 의무를 계속 이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공동성명에서는 과거와는 달리 북한이나 이란의 핵문제를 따로 규탄하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는 대신 핵 보유국들의 책임을 강조하는 내용이 주를 이뤄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자 한덕인,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