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말한 미국과의 핵에 대한 공동연습은 한미가 지난해 합의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이라는 미국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북한 핵무기 사용을 가정한 이 연습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백악관의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은 지난 3일 기자설명회에서 한미 양국은 공동 핵 연습(joint nuclear exercises)를 논의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한국이 핵무기 보유국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캄보쟈)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핵 사용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상 상황)에 대해 효과적이고 조율된 대응 계획을 세우도록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은 4일 장-피에르 대변인이 언급한 북한 핵 사용을 가정한 상황에 대한 효과적이고 조율된 대응 계획이 어떤 것이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전날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의 성명으로 답했습니다.
당시 당국자는 성명에서 미국과 한국은 궁극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다양한 가상상황에 공동대응을 개발할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을 포함한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The United States and the ROK are working together to strengthen extended deterrence, including eventually through table-top exercises that will explore our joint response to a range of scenarios, including nuclear use by the DPRK.)
그러면서 이는 "윤 대통령이 미국과 한국이 기획, 정보 공유, 연습, 훈련을 확대하겠다고 한 발언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This is consistent with President Yoon's comment that the United States and the ROK will expand planning, information sharing, exercises, and training.)
이에 대해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윤 대통령이 말한 '공동연습'은 한미 고위관리들이 테이블에 앉아 북한의 핵무기 사용 상황을 가정해 놓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을 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 '공동 핵 연습'(joint nuclear exercises)은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들이 폭격기 등 전략자산을 이용해 실시하는 기동 훈련를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연구원:이런 용어의 중대한 차이가 제대로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이런 혼란이 야기된 것입니다.
그는 이어 한미 간 확장억제수단운영연습은 지난해 11월 한미 국방장관이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매년 실시하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한미 국방장관은 지난해 11월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 최근 북한의 핵전략과 능력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의 핵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한 확정억제수단운용연습(TTX)을 연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전 미 국방부 고위관리는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을 하면할수록 미 정부 관리들은 한국이 핵무기 사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령, 갈등이 시작되면 핵무기를 사용하기 원하는지 아니면 북한의 핵공격을 받은 후에 사용하기 원하는 지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미국의 핵무기 사용에 대한 한미 간 이해를 높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이 전직 미 고위 관리는 또한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가정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당시에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미국이 관심이 없어서라기보다 당시 한국 측에서 이런 논의 자체가 북한을 적대시할 수 있다며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어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을 하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미가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을 하기로 합의한 것은 중요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제공의 공약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인들에게 확장억제제공을 미국이 보장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 국방부는 4일 한미 간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이 올해 언제 실시되느냐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작전 안보상의 이유로 미래 훈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기자 이상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