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난해 선별적으로 대북방송 전파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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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당국이 지난해에도 해외 대북방송에 대한 전파방해를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기술적 한계와 장비 부족 등으로 방송사에 따라 선별적이고 간헐적인 방해에 그쳤다는 분석입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과 미국 등의 대북방송을 매일 청취하고 분석하는 동북아방송연구회의 박세경 이사장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해에도 북한이 해외 라디오 방송에 대한 전파 방해를 지속했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박 이사장은 한국의 KBS 라디오, 민간 대북방송인 ‘북한개혁방송’과 ‘국민통일방송’, 일본 정부의 대북방송과 민간 방송인 ‘시오카제’, ‘미국의 소리(VOA)’ 등에 대한 전파방해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자유아시아방송(RFA) 주파수에 대해서는 향후 분석이 더 이뤄질 예정이지만, 북한이 현재 전파방해를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020년 12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는 등 북한 당국이 외부 세계의 정보 유입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러한 방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 박 이사장의 설명입니다.

다만 박 이사장은 북한이 장비 부족 등으로 전파방해 활동에 한계를 겪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북한의 전파방해는 간헐적으로 이뤄졌다며, 이는 송출기 등 장비 부족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박 이사장 : 계속 여러 방송에 방해전파를 쏘려면 북한도 여러 가지 장비 등 인프라(기반시설)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것이 부족한 상태에서 (북한이) 선별적으로 방해전파를 하고 있지 않나, 북한도 굉장히 어려운 사정에 있지 않나…

또 북한 당국이 방해전파를 평양 근교에서 내보내는 경우, 평양 기준 3~4km 반경에서만 북한 주민들의 청취를 방해할 수 있다며 더 멀리 거주하는 주민들의 방송 청취는 방해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박 이사장은 그러면서 더 많은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정보를 유입하기 위해서는 외부 단체들이 대북방송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이사장 : 자유세계에서 여러 개 주파수로 많은 방송국들이 북한을 향해서 정보 유입을 해줘야만 북한 주민들이 외부 정보를 습득하는 데 좋지 않을까…

박 이사장은 또 대북방송 단체들은 주파수를 자주 변경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제 지난해 말부터 일본 민간 대북방송인 ‘시오카제’는 주파수 변동 주기를 이전보다 더 짧게 설정하면서 북한 당국이 이를 민첩하게 추적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북방송을 송출하고 있는 기독교선교단체 한국 순교자의 소리(VOM Korea) 대표인 에릭 폴리 목사 역시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지난해를 비롯해 지난 몇년 간 전파방해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폴리 목사는 북한의 전파방해에 대응하기 위해 단파와 중파를 모두 이용하고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방송을 진행하며, 심각한 전파방해가 이뤄지는 경우 주파수를 변경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단체는 대부분의 전파방해를 뚫고 방송을 전달할 수 있는 신호 강도를 사용한다며, 북한 당국의 전파방해 때문에 방송 신호를 감시하는 데 상당한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