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주민들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전원회에서 제시된 농업발전전략에 실망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 현지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황해남도의 한 농업 간부 소식통은 8일 “요즘 도안의 각 협동농장들에서 노동당 제8기 제4차전원회의 방침관철을 위한 농업근로자 궐기모임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농민들은 당국의 새농업발전전략에 대해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보고에서 밝힌 총비서의 ‘농촌발전전략과제’는 향후 10년간 단계적으로 농업생산을 증대시켜 나라의 식량문제를 완전히 해결한다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알곡생산에서 필수적인 비료와 영농자재, 농민 사기진작 방안 등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이 없어 알맹이 없는 대안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농민들은 전원회의에서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총비서의 연설을 통해 나올 것이란 예고를 듣고 이를 반기는 분위기였다”면서 “하지만 알곡생산을 높일 결정적인 대안을 기대했던 농민들은 더 큰 실망감에 젖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협동)농장원들은 이번 농업발전전략에 영농자재 수급과 농민에 대한 알곡분배 증가 등 실질적인 대책은 빠지고 농민들의 사상, 기술, 문화의 3대혁명을 알곡증산의 중요한 과제로 내세운데 대해 실망하고 있다”면서 “농장원들의 사상 개조를 농업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는데 지금까지 농민들의 사상이 투철하지 못해 식량증산이 이뤄지지 못한 것이냐고 반문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농업부분 간부소식통은 같은 날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전원회의가 끝난 후 각 농장원들을 대상으로 궐기모임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농업생산을 장성시키는 것을 식량문제 해결의 절박한 과업으로 내세운 당의 방침에 호응하기 위한 농민 궐기대회”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정으로 농업문제의 새로운 정책이 발표된다는 소식에 농장원들은 큰 기대를 갖고 있었다”면서 “농사의 주체가 없는 집단체제농법이나 반쪽짜리 포전담당제 같은 실패한 농사 제도를 벗어나 새로운 혁신농법이 제시될 수도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막상 총비서가 직접 밝힌 새로운 농법이 농민들의 사상 기술 문화의 개조를 통한 알곡증산 정책이었다”면서 “강냉이 대신 밀농사를 강하게 추진해 인민의 식생활문화를 흰 쌀밥과 밀가루음식위주로 바꾸겠다는 방침이 밝혀지자 농민들은 현실성 없는 모호한 대책이라며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알곡생산에서 결정적인 문제는 농민의 사상개조나 식생활문화의 개선이 아니라 농사에 필요한 비료와 자재, 기술적 토대를 보장하는 것”이라면서 “농민이 땀흘려 농사지은 수확물이 농민들에게 더 많이 돌아가게 해준다면 농업생산성은 저절로 올라가게 되어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황해남도 소식통은 여성, 평안북도 소식통은 남성임.)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