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치안문제로 2015년 여름 리비아를 떠났던 북한 의료진 30여명이 약 8년 만에 복귀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북한의 해외노동은 대북제재 위반이라며 관련 사안을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의료진들이 10일(현지시간) 리비아 남동부에 위치한 쿠프라시의 한 의과대학 병원(the Martyr Attia Al-Kadeh Teaching Hospital)에 도착했다고 리비아 지역 언론(عاجل الكفرة)이 이날 보도했습니다.
병원 측은 이날 도착한 북한 의료진들이 일반외과와 마취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소아과, 정형외과, 내과, 치과 등 15개 분야 전문의 26명과 간호사 12명 등 38명으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의료진들은 2015년 여름 열악한 치안 상황으로 리비아를 떠났다가 약 8년 만에 다시 돌아온 것입니다.

당시 리비아에서는 정전과 내전 등으로 치안이 불안해 납치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했는데, 2015년에 북한 의사부부가 납치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의료진들이 리비아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북한 의사부부는 2015년 5월 북한인 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이슬람국가’(IS)에 납치됐다가 1년 4개월 만인 2016년 9월 이슬람국가와 교전을 벌인 리비아군에 의해 풀려났습니다.
당시 이슬람국가는 몸값으로 3,000만 달러를 요구했지만, 리비아 북한 대사관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리비아는 보건장관이 2021년 2월과 4월 연이어 리비아 주재 주진혁 북한대사와 회담를 갖고 보건분야에서의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북한 의료진들의 복귀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리비아 언론 ‘리비아 리뷰’(LibyaReview)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 리비아 보건장관은 남동부 지역에 의료진이 많이 부족하다고 강조하며 주진혁 대사와 북한 의료진의 복귀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양국 회담이 이뤄진 뒤 약1년 8개월 만에 실제 북한 의료진 수십명이 리비아에 복귀한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북한 의료진들의 진료활동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이라는 점입니다.
유엔 안보리가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97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원을 차단하기 위해 회원국들이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2019년 12월22일까지 북한으로 돌려보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의 에릭 펜턴-보크 조정관도 1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해외에서 돈을 버는 모든 북한 근로자는 유엔 제재 위반”이라며 “전문가단은 적절한 시기에 이 근로자들의 상황을 조사할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Any DPRK workers earning currency overseas are a breach of UN sanctions. The Panel will investigate the circumstances of these workers in due course.)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이 의료 종사자들이 북한을 떠나 (리비아에) 도착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일하고 있던 다른 나라에서 왔다고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We judge that these workers are unlikely to have arrived from DPRK, but rather from other countries where they have been working.)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