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북 러 대사관 직원 추가 철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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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코로나 방역을 위해 3년째 국경봉쇄 조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 남아있는 러시아 대사관 직원들이 추가로 철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장기간 이어지는 북한의 엄격한 방역조치로 주북 러시아 대사관 직원들이 본국으로 돌아가길 원하고 있다고 러시아 스바보드나 프레샤 통신이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11일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2020년 1월부터 국경을 봉쇄하면서 식료품 및 생필품을 구하기 어려워졌고 가격도 많이 상승해 대사관 직원들과 가족들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북한에 의약품이 충분하지 않아 건강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외국인이 적절한 치료를 받거나 신속히 해외로 나가 치료를 받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국경봉쇄로 주북 러시아 외교관 직원들의 정상적 순환근무가 사실상 중단돼 고립되면서 러시아에 있는 친척과 친구들을 만나지 못해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으며, 어린 자녀를 둔 외교관 가족들도 자녀교육 문제로 본국 송환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엄격한 방역조치로 인해 더 이상 대사관의 정상운영이 불가능하다며 주북 러시아 대사관이 임시 폐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북한 내 다수의 대사관이 임시 폐쇄된 상황이기 때문에 러시아가 대사관을 (임시) 폐쇄하더라도 북러 외교관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주북 러시아 대사관 임시 폐쇄는) 양국 관계에 나쁜 신호이며 부정적 선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지난 2021년 영국과 브라질, 독일 등이 북한 공관을 임시폐쇄하고 직원들을 철수시켰으며, 유엔 기구 직원들도 모두 철수한 상황입니다.

실제 주북 러시아대사관은 지난해 2월 (북한 내 24개 대사관 중)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과 시리아, 쿠바, 베트남(윁남), 라오스, 이집트, 몽골 등 8개국만 대사관을 운영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러시아도 2021년 여름 주북 러시아 대사관 직원을 절반으로 줄이기로 결정하고 90여명의 직원들과 가족들이 북한을 떠났습니다.

이보다 앞선 2021년 2월에는 주북 러시아 대사관 직원과 가족 10여명이 철길 수레를 이용해 두만강 철교를 건너 러시아로 돌아갔으며, 같은해 10월에는 대사관 직원과 가족 22명이 추가로 평양에서 기차를 타고 러시아로 돌아갔습니다.

지난해 7월에도 주북 러시아 대사관 직원과 가족 약 20명이 추가로 철수한 바 있습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지난해 2월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북한의 국경봉쇄가 길어지면서 생필품 조차 구하기 어려워, 대사관 직원들은 옷과 신발을 교환하며 자녀들에게 입히고 있고 큰 문제는 의약품이 부족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주북 러시아 대사관에는 당초 약 100명의 외교관이 근무했지만 북한의 국경폐쇄로 신임외교관들이 부임하지 못하면서 대사관 직원 수는 계속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추가 직원 철수 여부를 묻는 자유아시방송(RFA)의 질의에 13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