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한국 ‘자체 핵보유’는 현실적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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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국제 안보 전문가들이 '최근 한국이 자체 핵보유에 관심을 갖는 것은 현실적인 고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11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관련 언급을 하면서 나온 이야기인데요.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미국과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계속 추구한다'는 입장입니다. 심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11일 한국 윤석열 대통령은 국방부·외교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자체 핵무장 관련 언급을 했습니다.

북한 핵 문제가 심각해지면 ‘한국에 전술 핵배치를 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는 발언입니다.

다음날인 12일 한국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북핵 위협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말한 것이라며 핵무기전파방지조약(NPT) 체제를 준수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공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아더 왈든(Arthur Waldron) 국제관계학 교수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자신은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찬성한다며 핵무장을 하면서 동시에 일본 등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과 더욱 긴밀한 동맹을 맺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I am in favor. Alongside must go tighter alliance with Japan and other democracies.)

미 다트머스대학 국제 안보 연구소(Institute for Global Security) 책임자를 맡고 있는 다릴 프레스(Daryl G. Press) 교수도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이 독자적인 핵 능력을 보유하기로 선택할 경우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한국 정부가 동맹국들에 “한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원하지만, 북한의 불법적인 행동 때문에 이런 정책을 채택한 것”이라고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It would require a major diplomatic campaign to explain to South Korea’s partners and allies that South Korea prefers a denuclearized Korean Peninsula and only adopts this policy because of North Korea’s illegal behavior.)

다릴 프레스 교수는 이렇게 한국에서 자체 핵 보유에 관한 말이 오가는 것은 현실적인 고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되면서, 미국이 한국에 핵우산 약속을 지킬지에 대해 한국 지도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옳다”며 “핵우산 신뢰도 문제는 현실이고, 이런 우려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As North Korea acquires the ability to strike the United States with nuclear weapons, leaders in Seoul are correct to worry about the US willingness to keep its nuclear promises to South Korea. The credibility problem at the core of the US nuclear commitment is real and growing.)

그러면서, 한국이 여러가지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핵우산 신뢰가 줄어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미국의 확장억제를 의존할지, 아니면 미국 핵무기를 한국에 배치하도록 요청할지, 미국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파트너들과 맺은 것처럼 핵공유를 할지, NPT에서 탈퇴해 한국이 독자적인 핵 능력을 보유할지, 여러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Seoul could rely on the US extended deterrent despite its declining credibility; or it could request that the US redeploy nuclear weapons to Korean territory; or it could seek a “Korean nuclear sharing” agreement, like the United States has with its NATO partners; or it could withdraw from the NPT and acquire an independent nuclear capability.)

다트머스대학의 제니퍼 린드(Jennifer Lind) 정부학 교수도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이 자체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하려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린드 교수는 북한이 미국까지 도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는 것은 미국의 부담을 증가시킨다며 미국인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부담 수준이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North Korea’s development of ICBMs that can reach the United States raises the costs of U.S. retaliation against North Korea to a level that Americans may decide is unacceptable.)

미국의 도시들, 수많은 미국인들의 생명이 북한 핵공격에 의해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도 미국이 과연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That is, we are talking about possible nuclear strikes against American cities with millions of people dead: meaning the end of the United States as we know it. So it’s understandable that South Koreans are asking, can we continue to expect the United States to do this – can we continue to rely on the U.S. nuclear umbrella?)

이러한 의견과 관련해 미국 국무부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과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계속 추구하고 있다며 한반도 핵 위협을 줄이는 유일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핵무기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The United States and the Republic of Korea continue to pursue the shared objective of the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We believe that the only effective way to reduce nuclear threats on the Peninsula is by curbing the 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

국무부는 이 문제를 놓고 북한과 진지한 대화를 하기 위해 북한에 계속 연락을 취해왔지만,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We have continued to reach out to the DPRK to engage in serious dialogue on this matter and have received no response.)

기자 심재훈,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