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건군절·김정일 생일 앞두고 대규모 열병식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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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서 2월 중 건군절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앞두고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21일 촬영된 상업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평양 시내 김일성 광장과 인근 미림 비행장에서 대규모 인원과 차량, 부대 시설들이 모여있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22일 보도했습니다.

김일성 광장에서는 수백 명의 군중이 대형을 이뤄 사전 연습을 하는 모습이 관찰됐습니다.

광장의 네 모서리에는 4개의 천막이 세워져 있고, 전망대 양쪽으로는 행사 진행자들이 사용할 것으로 보이는 천막 2개가 추가로 설치돼 있습니다.

김일성 광장 인근에 위치한 공군 기지, 미림 비행장에서도 열병식 준비 정황으로 추정되는 차량과 시설들이 발견됐습니다.

미림 비행장은 평양에서 열리는 열병식에서 사용될 차량이나 장비들이 대기하고, 대규모 병력이 사전 연습을 진행하는 곳입니다.

21일 촬영된 사진에서는 700대 이상의 트럭이 운집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는 수천 명의 병력이 동원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습니다.

이들 트럭은 지난해 12월 6일부터 관찰되기 시작했고, 12월 9일부터 훈련이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보안 차량 보관소에서는 특수 차량이 관찰되지 않았지만 주변으로 다수의 타이어 자국이 발견됐으며, 남동쪽에서 대형 크레인으로 보이는 장비가 목격됐습니다.

인근에서는 길이 약 27미터, 폭 6미터 크기의 위장막에 가려진 물체가 관찰됐는데 일각에서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실은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화성-17형’의 미사일 길이는 24~26미터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매체는 김일성 광장과 미림 비행장에서 관찰되는 차량 및 부대시설, 수천 명의 군중들이 동원된 열병식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인 2월 16일, 일명 광명성절에 열릴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올해 75주년을 맞는 북한 건군절인 2월 8일, 대규모 열병식이 개최될 것이란 전망도 내놨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 민간 연구기관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과거 2월 열병식에서 신형 무기를 선보였던 사례를 언급하며, 북한 전문가들이 올해 열병식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이 시험하지 않은 미사일이나 시험했지만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신형 미사일을 공개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8년 2월 건군절 열병식에서 ‘화성-14형’과 ‘화성-15형’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 연구원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서 신무기를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며, 한미 정보 당국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식량 악화 상황을 고려해 이러한 군사 행사의 규모도 축소해야 하지만 지도력 약화를 우려한 김정은 정권은 북한 주민들의 결속과 업적에 대한 선전을 위해 열병식 개최를 강행하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