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우크라이나 사태보다 북 미사일 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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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인의 약 70%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우려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인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더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폭스뉴스가 이달 16~19일 미 유권자 1천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8%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험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방송사가 비컨리서치와 쇼앤컴패니리서치 등 2곳의 여론조사기관과 함께 진행한 이번 인식조사에서 총 9개의 항목과 관련해 “다음의 각 항목에 대해 얼마나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이 이같이 답한 것입니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우려한다고 답한 68%의 응답자 중 31%는 ‘극도로’(Extremely)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37%도 ‘매우’(Very)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전혀 우려되지 않는다’(Not at all)고 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7%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미국인들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험을 더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러시아의 침공 위협이 제기된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우려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은 62%로, 북한에 대한 우려 응답률보다 6% 낮았습니다.

앞서 지난해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면서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제기됐고, 이에 따라 미국은 23일 러시아를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하고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 가족에게 철수 명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미국에서 최근 시급한 외교현안으로 떠올랐지만 미국인들은 북한 미사일 발사를 더 우려한다고 답한 것입니다.

이외에도 응답자들은 남부 국경지대의 이민자(59%), 유권자 억압(58%), 유권자 사기(53%) 등의 항목보다도 북한 미사일 발사를 더 큰 위협으로 인식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보다 우려 응답률이 높았던 항목으로 인플레이션(85%), 범죄율(81%), 정치적 분열(78%), 코로나19 사태(72%)가 꼽혔습니다.

미국인들은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북한의 무기 개발 등에 우려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여론조사업체 모닝 컨설트(Morning Consult)가 이달 초 발표한 미국인 대상 설문조사에서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얼마나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1%가 우려한다고 답했습니다.

영국의 시사잡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지난달 미국인 1천5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미국 최대의 적으로 북한을 꼽은 사람이 58%로 이란(44%)과 중국, 아프가니스탄(33%)보다 더 높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핵과학자 단체인 ‘핵과학자회’(BAS)는 지난 20일 인류를 위협하는 주요 핵문제로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확장을 꼽았습니다.

핵과학자회는 이날 인류 종말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운명의 날 시계’ (Doomsday Clock)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자정에서 100초 전을 유지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운명의 날 시계’는 핵과학자회가 1947년부터 매년 발표하는 지표로, 노벨상 수상자 11명을 포함한 전문가들이 모여 매년 핵 위협 등 종합적인 위험 요소들을 평가해 분침을 조정하며 자정은 지구종말을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핵과학자회 이사 중 한명인 스캇 세이건 스탠퍼드대 교수는 화상으로 열린 ‘2022 운명의 날 시계’ 발표 행사에서 북한이 무기고 확장을 위해 새로운 핵물질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세이건 교수 :북한도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극초음속 활공체(HGV) 등 핵 탑재가 가능한 단·중거리 미사일을 지속 시험하고 있습니다. (The North Koreans continue to test nuclear-capable short- and medium-range missiles, including cruise, ballistic, and glide vehicles,)

이 단체는 별도 성명을 통해 지난해 미북 간 고위급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북한이 핵·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성문화(codify)하고 검증을 허용할 것을 제시했습니다.

‘운명의 날 시계’는 냉전 직후인 1991년 자정에서 분침이 가장 멀었던 ‘자정 17분 전’을 기록했으며, 2018년에는 북핵 위기 고조를 이유로 그 전해보다 30초 앞당겨 진 ‘자정 2분 전’을 가리킨 후 2020년에는 이보다 20초 더 앞당겨졌습니다.

기자 지정은, 서재덕, 에디터 이상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