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 국가청렴도 전년보다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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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전 세계 180개 국가들의 국가청렴도를 측정하는 지표에서 북한이174위를 기록했습니다. 전년보다 청렴도 점수와 순위가 모두 하락했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국가청렴도가 100점 만점에 16점을 기록해 전 세계 180개 국가 중 174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습니다.

독일 베를린 소재 국제투명성기구(TI)가 25일 발표한 전 세계 180개국의 공공 부문 청렴도를 평가한 ‘2021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보고서에서 북한의 국가청렴도는 지난해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170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4계단이나 더 하락했고 점수도 지난해보다 2점 더 떨어졌습니다.

북한의 청렴도 점수는 올해 전 세계 평균인 43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으로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한 남수단과 단 5점 차이를 보였습니다.

북한은 또 올해 아프가니스탄과 함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과 아프가니스탄의 점수가 지난해보다 더 하락했다며 “이 두 취약한(fragile) 국가는 행정 및 법치를 위한 구조 등 청렴 체계를 형성하기 위한 기본 제도적 기반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부패에 대항해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도 억압한다”고 강조했습니다. (These two fragile states do not have the basic institutional infrastructure – such as mechanisms for administration and rule of law – to form an integrity system. They also repress citizens who speak out against corruption.)

보고서는 또 무력충돌이나 권위주의를 경험한 국가들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는 경향이 있다며 그 예시로 북한을 비롯해 베네수엘라, 예멘,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적도 기니, 투르크메니스탄을 꼽았습니다.

북한과 공동 174위를 기록한 국가는 아프가니스탄과 예멘이고 북한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국가는 베네수엘라, 소말리아, 시리아, 남수단 등 총 4개국에 불과합니다.

북한은 지난 5년간 계속 최하위 수준인 170위권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 측은 북한 내 부정부패 상황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논평 요청에 “북한은 더 낫고, 더 포용적인 통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 시민 공간을 열어야 하며 반부패 활동가들과 기자, 인권 운동가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North Korea must open up civic space, and allow anti-corruption activists, journalists and human rights defenders to take part in decision making to build a better, more inclusive governance structure.)

국제투명성기구는 또 이날 보고서 발간과 함께 공개한 영상에서 “기본적인 자유가 없는 국가들이 (청렴도 부문에서) 가장 안 좋은 성과를 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 영상 : 평범한 사람들이 불의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없을 때 부정부패는 다른 모든 것을 삼켜버립니다. (When ordinary people can't speak up about injustice, corruption drowns everything else out.)

한편 미국은 올해 67점으로 27위에 올랐고 한국은62점으로 32위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청렴한 국가로는 88점을 받은 덴마크와 핀란드, 뉴질랜드가 꼽혔고, 노르웨이, 싱가포르, 스웨덴이 85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부패인식지수는 공공 부문의 부정부패에 대한 전문가, 기업인 등 민간 부문의 인식을 토대로 180개 조사대상국의 국가청렴도 점수를 매긴 지표입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이상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