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민의 발’ 체코산 트램 속도 자전거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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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양시민의 다리역할을 하는 교통수단 중 하나인 트램, 즉 노면전차가 대부분 노후된데다 부품 및 기술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코트라(KOTRA), 즉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25일 자체 홈페이지에 게재한 북한무역정보 보고서를 통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 때문에 북한 내 대도시의주요 교통수단인 ‘트램(Tram)’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노면전차 또는 시가전차라고도 불리는 트램(Tram)은 평양 등 북한 대도시의 주요 교통수단의 하나로, 주로 도로상에 설치된 레일, 즉 철로을 따라 움직이는 전동차를 가리킵니다.

코트라는 주북한 체코대사관에서 근무했던 한 외교관을 인용해, 평양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체코산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대북제재는 물론 코로나19, 즉 코로나비루스 감염확산을 막기 위한 국경폐쇄로 예비부품 공급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부품구매를 위한 북한의 자금조달도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자체적으로 트램을 운영해야 하는데, ‘트램의 구조와 기술적 상태가 눈에 보일 정도로 열악하며 트램 운행 속도가 거의 일반 자전거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현재 운영되는 체코산 트램이 노후화로 인해 운행이 열악한 가운데 국제사회의 제재 등으로 인해 앞으로도 부품조달이나 기술개발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입니다.

한편, 1991년 4월, 김일성 주석의 일흔 아홉번째 생일을 맞아 북한 당국이 체코로부터 처음 수입한 트램은 모두 마흔 다섯 대로, 체코의 씨케이디 타트라(CKD Tatra)사가 생산한 KT8D5모델입니다.

체코는 그 이후에도 모델 T6B5 트램 129대를 비롯해 중고 트램 20대와 철로를 북한에 수출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북한으로 들어온 체코산 트램은 평양뿐만 아니라 북한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인 청진에서도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8년 8월 관영매체를 통해 북한 기술자들이 신형 트램을 제작했다고 선전하며, 김정은 총비서까지 직접 시찰했다고 선전했지만, 체코측은 북한이 기존의 중고 트램을 리모델링, 즉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해 말 양강도 혜산시의 한 간부 소식통을 인용해 “요즘 평양 시내 버스정거장마다 사람들이 기다랗게 줄지어 서있다”며 “겨울철이 시작되면서 정전이 자주 돼 무궤도 전차(트롤리버스) 운행이 지연되기 때문”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의 대중교통 수단이 대북제재로 인해 유지, 보수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 장기간 심각한 에너지 부족으로 주민들만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미국의 민간연구기관인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자우편으로, “모든 운송 인프라, 즉 교통 기반시설은 대북제재로 인해 부품 확보 등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북한은 중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은 북한의 운송 인프라에 호환되는 부품을 생산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홍알벗, 에디터 박봉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