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은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대해선 우려하면서도 북한의 유엔 군축회의 순회 의장국 역임에 대해선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27일 열린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안토니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자릭 대변인은 그러면서 북핵 협상을 위한 대화 재개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두자릭 대변인: 한편으론 우리가 달성하고자 하는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로 이끄는 대화를 위한 외교적 과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킵니다.
그는 유엔이 북한과 외교적 관여를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상황을 옳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노력들에 대해 언제나 생각하고 있다”면서 “계속해서 다른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앞서 주한미군을 관할하는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26일 성명을 통해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사령부는 성명에서 이번 미사일이 미국이나 동맹국에 직접적인 위협은 아니라면서 “우리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인지하고 있고 동맹, 협력 대상국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유엔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자우편으로 “유엔 사무국은, 회원국 주도의 협상 기관의 절차 규칙 문제에 대해 논평할 입장이 아니다(The UN Secretariat is not in a position to comment on matters of rules of procedure of a Member State-led negotiating body.)“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잇따른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때를 같이 해 발표된 북한의 유엔 군축회의 순회의장국 역임 예정 소식에 대한 부정적인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직접적인 입장 표명을 피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오는 5월 30일부터 한달 정도 북한이 유엔 군축회의 순회 의장국을 맡을 것이라고 지난 26일 유엔은 발표했습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한반도 전문가 등 곳곳에서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안킷 판다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즉 인터넷 사회관계망에 북한의 유엔 군축회의 순회의장국 소식을 전하면서 한숨을 쉬었고, 가브리엘라 베르날 한반도문제 연구가도 “내가 읽은 기사가 진실이냐?, 한달도 안되는 기간에 (북한은) 6번이나 미사일을 쏘지 않았나?”라며 당황스러워했습니다.
호주, 즉 오스트랄리아 국립대학의 국제안보 전문가인 존 블랙스랜드 교수도 자신의 인터넷 사회관계망에 “북한의 순회의장국 역임은 유엔 기능의 역효과를 갖고 올 것”라고 지적했습니다.
제네바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인 유엔 워치(UN Watch)도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에게 군축회의 의장을 맡기는 것은 여성보호소를 성폭력범에게 맡기는 거와 다름없다”며 북한 학대 피해자들을 위한 시위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자 김소영, 홍알벗, 에디터 박봉현,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