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자국내 ‘북 스파이 사업활동’ 부인…“제재 엄격 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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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캄보디아(캄보쟈) 정부가 자국에서 북한 스파이(간첩)가 여러 사업체를 운영했으며 정부가 이를 방조했다는 언론 보도를 강력하게 부인하며, 유엔 대북제재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캄보디아 외교국제협력부(외교부) 대변인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 스파이가 캄보디아에서 호텔과 카지노, 여행사를 운영했다”는 제목의 언론 보도는 사실 무근이라며 “이를 단호히 부인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캄보디아는 모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하며 자국 내 북한 사업장, 은행 계좌를 모두 폐쇄했고 북한인 근로자에 대한 노동허가 발급을 중단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15일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미공개 보고서를 인용해 김철석(Kim Chol Sok)이라는 이름의 북한 스파이가 2020년 중반까지 캄보디아에서 호텔, 카지노, 여행사, 식당, 술집을 운영했다며, 전문가의 말을 빌려 캄보디아가 이러한 활동을 사실상 방조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김 씨가 북한 정찰총국의 명령에 따라 ‘석카’(Sok Kha)라는 가명으로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에 위치한 ‘C.H. 월드 여행사’(C.H. World Travel Co. Ltd.) 등을 운영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보도에 대해 캄보디아 외교부 대변인은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한 제거를 위해 캄보디아는 항상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을 지지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고수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캄보디아는 유엔의 책임 있는 회원국으로서 유엔 헌장에 따른 국제적 의무를 완전히 따르고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외교부가 지난 2020년 1월 주유엔 캄보디아 대표부를 통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이행보고서를 제출했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대변인은 이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따른 의무를 효과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외교부는 관련 부처와 기관에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에 대해 알리고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지난 2018년 3월 캄보디아 정부가 북한 기업과 사업 및 관련 문서를 조사하기 위해 부처간 특별 실무 그룹도 설치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실무 그룹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규정된 다양한 제재를 준수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조치를 결정하기 위해 외교부와 상무부의 공동 주관으로 현재까지 최소 9번의 회의를 가졌다고 덧붙였습니다.

대변인은 이러한 조치의 결과로 2017년 이후 금융기관 두 곳에 예치된 은행 계좌 7개를 정지하고 자국 내 북한 식당과 박물관 등 북한의 사업장을 모두 폐쇄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또 지난 2019년 6월 캄보디아 상무부가 북한 회사인 ‘글로리 월드와이드 글로우’ (Glory Worldwide Glow Co. Ltd.)의 등록을 취소하고, 상무부 시스템에 등록된 기업들을 검색해 ‘만수대 신기술 회사’(Mansudae New Tech Corporation Ltd.) 등 북한과 관련된 12개 기업을 찾아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캄보디아 외교부에 따르면 해당 기업들은 2019년 12월 등록이 모두 취소됐고 당시 북한 관련 식당 8곳도 등록이 취소된 후 폐쇄됐습니다.

대변인은 또 2017년 이후 북한인 근로자에 대한 노동허가 발급을 중단했고, 2019년 11월에는 북한인 근로자에 대한 비자 연장도 허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NK뉴스’는 캄보디아 당국이 북한 스파이 김 씨가 운영한 ‘C.H. 월드 여행사’와 이 회사의 은행 계좌를 폐쇄했다고 유엔에 보고했지만, 매체 확인 결과 여전히 이 회사는 합법적으로 등록된 상태였다고 보도했습니다.

매체는 또 캄보디아의 보고에 따르면 김 씨가 위조 외교관 여권을 보유하고 있었다며, 이는 사실 캄보디아 정부가 위조 서류를 만들어 줬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엔 보고서는 이외에도 김 씨가 캄보디아 벌목업계 거물이자 2019년 미국 재무부 제재 대상에 오른 트리 핍(Try Pheap)과 동업자였다고 밝혔습니다.

트리 핍은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친밀한 사이를 유지하며 불법 제품을 운송하기 위해 캄보디아 군대를 동원하는 등 부정부패를 이유로 제재 명단에 오른 인물입니다.

김 씨는 당초 기존 여행 사업을 확장하고 귀금속 채굴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캄보디아는 현재 김 씨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유엔에 보고했으며, 유엔 보고서는 실제 김 씨가 2020년 11월 이후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자 지정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