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의주 단둥간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함경북도내 무역회사와 주민들도 교두(교량)를 통한 물자교역이 재개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무역 관련 소식통은 22일 “일반 주민들은 몰라도 무역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국가에 필요한 물자 반입을 위해 신의주-단둥간 열차 운행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무역회사와 외화벌이 기관은 물론 일반 주민들도 교두를 통한 물자교류가 재개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근에 3월부터 무역회사들이 이미 중국에 사놓았거나 대금을 지불한 물자 반입과 함께 물자 교류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며 “그런데 교두(북-중간 다리)를 통한 무역 재개가 아니라 해상 무역만 허용된다고 해 아쉬움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교두가 열리면 각 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를 이용해 물건을 운반할 수 있지만 해상 무역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선박을 통해 물건을 팔거나 들여오자면 선박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에 운송비용을 내야 하는 등 추가 비용이 드는데 이렇게 되면 물자교류가 이전처럼 활발히 진행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함경북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중국, 러시아 두 개 나라와 국경을 인접하고 있고 우리나라와 중국을 연결하는 11개의 교두 중 6개가 위치하고 있다”며 “중국과 교류를 할 수 있는 곳이 많고 경제특구인 나선시도 인접해 있는 관계로 함경북도에는 중앙기관, 무력기관(군부) 소속의 무역회사와 외화벌이 기관들이 많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대부분의 무역회사들이 중국에 물품을 수출하고 그 대금으로 중국에서 물품을 들여다 국내 시장에 되판매해 돈을 버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국경봉쇄로 2년간이나 무역이 완전히 차단되면서 지금 무역회사들의 경영 형편이 말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무역회사나 외화벌이 기관들은 중국과 무역거래를 해야 돈을 벌 수 있어 무역 재개가 생명줄과 연결되어 있다”며 “특히 중국 대방(거래 회사)에 이미 대금을 지불하고도 들여오지 못한 물자가 있는 무역회사들은 중국과의 교역이 재개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나선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23일 “무역회사나 외화벌이 기관뿐 아니라 일반 주민들도 중국과의 무역 재개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1991년 나선시가 경제특구로 지정된 후 다른 지역에 비해 주민들의 생활 수준이 많이 좋아졌다”며 “하지만 무역중단으로 인해 지금은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나선에는 중국 기업이나 상인으로부터 물건을 구입해 전국각지의 돈주나 도매상들에게 보내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며 “나도 이러한 되거리(중계 매매)장사로 돈을 벌어 가정을 유지해왔는데 지금은 돈을 전혀 벌지 못하고 있어 살기가 막막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나선시는 전체가 2중으로 된 높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고 곳곳에 국경경비대가 지킬 정도로 평양보다 출입이 더 엄격히 통제되고 인구도 적어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것도 시원치 않다”며 “국경봉쇄가 완전히 풀리거나 아니면 중국에서 물자라도 들어올 수 있게 허용돼야 이전부터 해오던 되거리장사를 계속 할 수 있겠는데 그날이 언제올지 모르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중국 길림성 훈춘시에 있는 한 조선족 상인은 23일 “13년째 훈춘과 나선을 오가며 장사를 해왔는데 지금은 나선에 갈 수도 없고 물건을 주고받을 수도 없다”며 “북한이 국경봉쇄 조치를 풀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상인은 “2년 전 나선에서 급하게 들어오면서 미처 팔지 못한 물품들을 한 합영회사의 컨테이너에 보관하고 떠나왔다”며 “몇 달이 지나면 다시 갈 줄 알았으나 2년이 되도록 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상인은 “컨테이너에 보관한 물품 중에는 식료품도 일부 포함되어 있는데 아마 대부분 다 상했을 것”이라며 “나선에 다시 간다고 해도 물품 보관 비용을 얼마 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