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챙기기 바쁜 북한 당간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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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북한에서 막강한 권한을 지니고 있는 당간부들의 직권을 이용한 뇌물 챙기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교육부문 관련 소식통은 22일 “5년만에 제2차 초급당비서대회가 이달 말 평양에서 개최된다”면서 “각 기관마다 있는 초급당위원회의 책임 일꾼들이 뇌물 등 자기 주머니 불리는 일에만 전념하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1월 몇 년 만에 모 전문학교(전문대학)를 대상으로 노동당 입당 뽄트(추천권) 1개가 할당되었다”면서 “교직원들(70-80명 추정) 모두가 학교 근무연한도 오래고 평판이 좋은 한 교원에게 입당 뽄트가 차려질 것으로 생각했지만 의외로 실적도, 평판도 안 좋은 엉뚱한 교원에게 입당뽄트가 차려지면서 다들 의아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대학, 전문학교에 재학중인 제대군인 출신 학생들은 대부분 군에서 제대하기 전에 입당한 당원들로 당원인 교직원들과 같이 당 총회나 당원 모임에 참가한다”면서 “학생들도 참가하는 당원 모임에 그들을 가르치는 교원이 참가하지 못한다면 부끄러운 일이고 자존심도 상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러다보니 아직 당원이 아닌 남성 교원들은 자기 체면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노동당에 입당하려 노력한다”며 “하지만 군대와 달리 힘든 노동을 하지 않는 비생산 분야인 학교에는 노동당 입당 뽄트가 잘 차려지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관계로 교육부문, 보건부문에서 일하는 사람은 특별한 공로를 세우지 못하면 노동당에 입당하기가 정말 어렵다”면서 “이번에 입당 뽄트를 차지하지 못한 교원은 나이가 40대 중반으로 교원 연한이 10년을 훨씬 넘고 실력도, 대중의 신망도 높은 사람”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에서 대학교원이 되려면 대학을 졸업한 후 한국의 대학원과 비슷한 박사원을 졸업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누군가 나서서 학교 내 입당 뽄트 배정이 원칙대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시당위원회에 신소(민원신고)를 했다”며 “신소 처리를 위해 시당 당원등록과에서 학교에 나와 교직원들을 일일이 만나 대중의 의견을 요해하고 갔으나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교직원들은 대중의 의견이 분분한데도 이번일이 그대로 무마된것은 입당 뽄트를 받은 교원이 초급당비서와 현지 요해를 나온 시당 당원등록과장에게 뇌물을 톡톡히 주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면서 “당일꾼들이 뇌물을 받고 간부사업(인사 조치)을 해주거나 노동당에 입당시키는 일이 처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일로 학교 초급당비서가 교직원들속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 신포시의 한 행정간부 소식통은 23일 “제 주머니를 불리기 위한 당일꾼들의 직권남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면서 “우리 기업소 초급당비서도 요즘 종업원들의 말밥(구설수)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2.16(김정일 생일) 행사에서 기업소의 한 작업반장이 김정은이 보내는 큼직한 식료품 지함 선물을 받았다”며 “우리 기업소가 생긴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 종업원들은 30년 넘게 기업소에서 성실히 일한 그가 선물을 받도록 애써준 초급당비서에게 찬사를 보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명절 후 며칠도 되지 않아 종업원들 모두가 초급당비서를 욕하고 있다”며 “초급당비서가 2.16 명절에 하루종일 그 노동자의 집에서 술 접대를 받았고 집에 갈 때 노동자가 받은 선물 식료품의 일부가 담겨있는 커다란 꾸레미까지 들고갔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김정일 생일 선물을 받은 그 작업반장은 아내가 수산물 장사를 크게 해 기업소에서 제일 잘사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며 “사람들은 초급당비서가 뇌물을 받을만한 대상이 선물을 받도록 추천해주고 대신 선물의 일부를 포함해 뇌물을 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2016년 12월 당일꾼들의 관료주의와 부정부패를 없앨데 대한 문제가 중요하게 강조된 1차 초급당비서대회에 이어 5년만에 2차 초급당비서대회가 열린다”면서 “이런 대회를 수십 번 진행한다 해도 각 단위에서 제왕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초급당비서와 같은 당일꾼들의 부패와 직권남용 행위를 완전히 없애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에서 인사권이나 표창권 등의 권한은 당책임자가 가지고 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