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외교협회 프라시네티 연구원 “윤 당선자, 사드 추가배치 여부 주목”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 부지에 배치된 사드.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 부지에 배치된 사드.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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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반도 관련 외교 정책에 정통한 유럽외교협회(ECFR) 프란체스카 프라시네티(Francesca Frassineti) 연구원은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대북정책과 관련해 미국 측과 일치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당선자가 실제 미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 배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서혜준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 지난 10일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최근 발사한 2개의 탄도미사일이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체계와 관련됐다고 결론내리며 새 조치를 예고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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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 중인 동북아 및 한반도 안보 전문가인 유럽외교협회(ECFR)의 프란체스카 프라시네티 연구원.

프라시네티 연구원 :네, 북한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에 잠시 미사일 시험을 중단했었습니다. 그 후 2월 말과 3월 5일에 위성 관련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에 대한 영향과 대가에 대한 추측성 발언들이 많았는데요. 이런 도발은 북한이 2018년과 2019년에 위성 프로그램 활동을 숨기다가 재개된 것입니다.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러한 위성 미사일 발사는 위장술이라 판단하고 유엔이 금지한 탄도미사일 기술 활용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여하간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제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미국의 독자 (대북)제재가 핵심이 될 겁니다. 한편 최근 북한의 시험 발사는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발표한 김정은의 전략무기∙경제발전 5개년 전략에 따라 북한이 당분간 경제 발전과 무기 체계 개발에 집중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한국 및 미국과의 대화로 복귀하는 동시에 신뢰할 수 있는 억제력을 갖기 위해 핵무장을 강화하고 시험하는 준비과정으로 보입니다.

기자 :한국에서는 새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새로운 대북전략이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으로 전망하시는지요?

프라시네티 연구원 : 먼저, 문재인 정부 당시 미국과 한국이 때때로 북한에 대한 일치된 입장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특히 한국이 북한과의 종전선언을 제안했을 때 미국에서는 이를 시기상조라 생각했습니다. 또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그의 정치적 자본의 상당 부분을 남북 관계를 재개하는 데 투자하고 특히 미북 관계에도 관여하려 했는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그런 종류의 중개자(mediator)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북한과 관여하면서도 억제력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모든 것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입장과 일치돼 진행될 겁니다. 윤 당선인은 또 선거 기간 동안 사드 포대를 추가 배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는데 그의 집권 기간 이것이 실제로 어떻게 이행될지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울 겁니다. 윤 당선인은 또 북한의 인권 침해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조장하는 중국의 역할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비판적일 수 있습니다.

“윤석열 당선자의 사드 추가 배치 여부 주목” “윤석열 당선자의 사드 추가 배치 여부 주목”

기자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북한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시나요?

프라시네티 연구원 : 현재는 북한이 무기 개발 계획에 집중하기에 유리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섰고, 미국의 외교적 관심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집중돼 있으며 이러한 역학 관계로 인해 국제 사회가 북한에 대한 대응을 조정하기가 극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규탄을 두려워하지 않고 훨씬 더 강력한 미사일 시험을 추구할 수 있는 길을 제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유엔 안보리는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대북)제재에 반대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에 비춰봤을 때 지금 북한이 러시아를 지지하고 있는 이유는 북한이 워싱턴에 던지는 메시지일뿐만 아니라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지지하는 러시아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무기 시험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러시아의 도움을 구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북한은 러시아의 요구에 따라 핵무기를 포기하기로 한 우크라이나의 결정을 결국 주권과 영토를 보존할 수 없게 만든 핵심적이고 중대한 실수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개는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국가 체제 생존에 핵심이라는 북한의 인식을 강화시킨다고 봅니다.

기자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관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어떻게 반영됐다고 보십니까?

프라시네티 연구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음에도 중국은 국제 사회에 러시아의 정당한 안보 우려를 존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는 중국이 러시아를 지지한다는 것을 반영하며, 특히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일치합니다.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북한에 제재 압박을 가하고 미사일 발사에 대해 비판하는 상황에서 북한편을 들면서, 미국과 한국 측에 북한의 합리적이고 정당한 우려를 인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서방 패권에 맞서 싸우는 러시아와 북한에 대한 이러한 중국의 지지는 미국과 미국 동맹국들이 부당하게 중국을 포위하고 견제하고 있다는 중국의 일방적인 입장을 강조하는 데 사용됐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유럽외교협회 프란체스카 프라시네티 연구원과의 인터뷰였습니다. 대담엔 서혜준 기자였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