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고위당국자는 현지시간으로 10일 북한이 최근 정찰위성 개발용이라며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신형 ICBM과 관련있는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도 11일 이와 같은 입장을 내놨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는 11일 “한미 양국은 북한이 지난 2월 27일, 3월 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체계와 관련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가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최대 사거리 시험발사를 앞두고 성능을 시험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2월 27일, 3월 5일 발사한 미사일은 지난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7형입니다.
한미 양국이 정보 판단을 공개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분석도 나오는데 국방부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미사일 추가개발에 대해 단합된 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한국 국방부 발표 이후 일본 방위성도 북한의 두 차례 미사일이 2020년 10월 열병식에서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같았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방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며 한반도와 역내 안보 불안을 조성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한미 간 긴밀한 공조 아래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며 북한을 향해 조속히 대화에 복귀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북한은 연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움직임을 이어갔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서해 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매체는 지난 10일 김정은이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지난 2018년 5월 폭파했던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 일부를 복구하려는 움직임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한국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부 및 군 소식통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 정세를 긴장으로 몰고 갈 수 있는 다양한 조치를 전방위적으로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분석은 한국 내 전문가들의 전망과 일치합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이날 유튜브 경제사회TV 채널에서 “북한이 신냉전 구도 아래 새로운 유엔 안보리 제재가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한반도 긴장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북한이 핵 개발 등 전략 도발을 한다 하더라도 유엔 안보리에서 새로운 제재가 만들어지기 어렵습니다. 북한은 이러한 점을 간파하고 계속해서 핵 미사일을 실험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한반도의 긴장을 끌어올리고 있는 겁니다. 4월에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를 빌미로 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외교안보 자문인 김성한 전 차관은 지난 2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북한이 새로운 한국 정부에 압박을 주기 위해 미사일 시험발사를 이어가며 도발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지난 1월 한반도평화포럼이 주최한 2022 한반도 정세 전망 토론회에서 4월까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비롯해 핵 실험까지 진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곽길섭 국민대 교수는 “김정은이 모든 전략도발 수단을 준비해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높이고 이를 시행할지 여부를 4월에 결정한다는 계획을 세웠을 것”이라고 바라봤습니다.
곽길섭 국민대 교수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1월 모라토리엄 파기를 선언했기 때문에 북한이 모든 수단들의 실행 여부를 떠나서 준비태세로 돌입해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당선자는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15분간 전화 통화를 갖고 북핵 해결을 위한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했습니다.
김은혜 당선자 대변인에 따르면 윤 당선자는 “한미일 3국이 한반도 사안과 관련한 공조를 더욱 확대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시다 일본 총리는 통화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윤 당선자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북한의 미사일, 핵 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윤 당선자는 또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미국대사대리를 접견하고 “앞으로 한미 간 모든 부분에서 굳건한 관계가 재건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2022 통일백서를 발간했습니다.
2022 통일백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남북 간 왕래한 인원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지난 2020년 왕래 인원은 613명이었는데 북한이 코로나 비루스 대응 차 국경을 봉쇄하며 급감한 것입니다.
이와 함께 지난해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은 남성 40명, 여성 23명 총 63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밖에 통일부는 북한이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도한 것과 관련해 북한은 대선 결과가 나온 이후 평균적으로 3일 안에 보도해왔다며 예년과 유사한 방식으로 보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