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크리스틴 워머스(Christine Wormuth) 육군장관은 한반도에 미국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데 대해 주저하는(hesitant)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과 관련해 미 육군은 어떤 명령이든 수행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머스 장관은 15일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허드슨연구소가 주최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 육군의 역할에 대한 간담회에 참가했습니다.
그는 한국, 일본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제공은 확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워머스 장관: (이런 점에서) 저는 가령, 한반도에 핵무기를 다시 배치하는 것을 고려하는 데 주저하는 입장입니다. I would be hesitant to contemplate, for example, bringing nuclear weapons back to the peninsula for example.)
워머스 장관은 한국, 일본 등에서 자체 핵무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줄곧 제기됐지만 미국은 한국 및 일본과 함께 확장억제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해왔기 때문에 양국 모두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을 신뢰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는 한국이 공격을 받으면 미국 본토가 공격받았을 때와 같은 전력 수준으로 응징타격한다는 개념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으로 응징하는 것을 말합니다.
앞서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지난 7일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증가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신형 비전략 핵무기 도입을 고려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워머스 장관은 그동안 북한과의 협상을 위해 대규모 실기동훈련을 하지 못한 한미 양국군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임박 등의 위협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워머스 장관 :미 육군은 한국에서 잠재적으로 해야할 조치들을 수행할 준비가 분명히 되어있습니다. (Certainly I think the Army is ready to do what it's going to be called upon to do potentially in Korea.)
그는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과 최근 만나서 이에 대해 얘기했다며 주한미군 사령관과 존 아퀼리노 인도태평양 사령관이 필요로 하는 것을 수행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미 당국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대규모 실기동으로 하기로 결정하면 미 육군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제임스 맥컨빌 미 육군참모총장도 이날 군인들을 훈련시키는 데 집중해왔다면서 이들은 한반도에 파견되기 전에 이미 충분히 훈련돼있어서 한미군사 훈련 규모와 상관없이 당장이라도 싸울 태세가 완비돼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제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할 경우 미국이 군사적 대응은 자제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토비 달톤 선임연구원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다고 해서 한국 혹은 미국의 군사적 대응이 필요한 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미사일 시험발사는 광범위한 의미(in the broad sense) 위협이지 그 자체로 위기를 초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그는 오히려 이 시험에 대한 과도한 군사적 대응이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국제법에 따르면 군사적 대응은 위협에 비례(proportional)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한미가 군사적으로 북한을 공격하는 것은 오히려 긴장을 확대하고 위험한 것(too escalatory and dangerous)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허드슨연구소의 브라이언 클락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을 경우 한미 양국군 항공기가 발사장소 부근을 비행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단계에서 개입(engage)해 초기에 제압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발사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격추하거나 그 미사일을 추적 및 개입(engage)하는 것을 보여줘 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공격을 격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격추는 잠재적인 부수적 피해(potential collateral damage)가 따를 수 있기 때문에 한미 양국이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시 그 대응으로 비무장지대에서 한국 가요인 K-pop 등을 비롯해 대북방송을 재개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또 평양지역에 K-pop과 한국드라마가 들어있는 수십만 개의 이동식저장장치(USB)를 떨어뜨리고, 한미 전함이 서해상에서 불법환적을 하는 북한 선박을 나포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이상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