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16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쐈지만, 발사 직후에 공중 폭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의 향후 추가 핵실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먼저 16일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전 이것이 북한이 세워놓은 계획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북한 총비서는 1년 전 핵과 미사일 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거듭 발표했기 때문에 이것은 그 프로그램의 일부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어긋나는 일이며, 어떤 사람들은 도발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발사는 북한이 발표한 계획이며, 새로운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기술적인 필요에 따라 이러한 종류의 시험을 수행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시험의 목적이나 어떤 종류의 미사일을 시험한 것인지는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이 최근 시험 발사했던 화성-17호가 아닐 수 있다는 언론 보도를 봤습니다. 폭발 당시 관찰된 색으로 미루어 액체 연료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기자 :최근 풍계리 핵실험장 내 활동 정황이 포착되고, 일부 전문가들은 전례에 따라 북한이 ICBM 시험 후 조만간 핵실험에도 나설 가능성도 제기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풍계리 핵실험장의 위성사진과 관련해 북한은 2018년 봄 이래로 보수 작업을 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There are chances they have maintained the area since spring 2018.) 북한이 언젠가 다시 핵 실험을 할 것이란 생각으로 이 곳에 관심을 기울였고, 최근 몇주 간 2018년 이후 보지 못했던 추가 작업들을 봤습니다. 하지만 이는 간단한 건설 작업이고, 장비를 배치하는 기술 관련 건물이 아닙니다. 저는 이것이 부수 건물에 대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터널 중 일부를 복구하는 작업은 시험장 재개를 위한 준비가 될 수 있습니다. 2018년 기자들을 초청해 갱도 입구를 폭파했을 당시 결과를 모릅니다. 내부는 폭파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고, 이전 핵실험에 사용되지 않은 갱도는 복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복구에 얼마나 오래 걸릴지 입니다. 북한이 밝힌 것보다 더 많은 갱도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위성사진만으로는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추측일 수 밖에 없지만 만약 북한이 핵실험장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더라도 수개월은 걸릴 것으로 봅니다.
기자 :현재 북한이 주력하고 있는 핵 기술 개발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현 시점에서 그들에게 가장 유용한 것은 우라늄 농축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구형 원심분리기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새로운 유형의 원심분리기를 도입하는 겁니다. 원심분리기 프로그램이 있는 국가들은 계속해서 원심분리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제 생각엔 탄소섬유를 재료로 하는 원심분리기 기술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복합 재료를 이용한 원심분리기를 사용하고, 이란은 구리 섬유를 이용한 차세대 원심분리기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원심분리기 기술을 어느 정도 터득한 것으로 보는데, 다른 나라와 같이 이 기술을 발전시키길 원할 것입니다.
기자 :혹시 핵무기의 소형화에 대한 개발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시나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북한은 핵무기 크기를 작게 만들고 싶어합니다. 이는 두 가지 이점을 갖는데 하나는 핵 물질을 덜 사용하는 겁니다. 즉, 생산량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더 많은 갯수의 핵무기를 갖게 됩니다. 두 번째는 대륙간탄도시마일에 소형화된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김정은 총비서는 다탄두 탑재 미사일 연구와 생산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 개발은 매우 복잡한 과정과 오랜 시간을 거쳐야 합니다. 따라서 올해는 물론 아마 내년까지도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북한이 올해 들어 더 많은 미사일을 시험하고, ICBM 등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데 대해 한국과 미국 정부, 국제사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우리가 비핵화 목표를 유지해야 하는 건 확실합니다. 그러나 조금 다른 방식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북한이 새로운 핵분열 물질 생산 중단에 동의하고 일부 시설을 해체하기 시작한다면 이에 대한 경제적 장려책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합니다. 또 6자회담 차원에서 간단한 감시 작업을 병행해 북한이 이러한 프로세스에 대해 더욱 편하게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또, 북한과 협상에서 화학무기 문제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북한 미사일에 화학무기가 사용되고 있고, 시리아 등 해외에 수출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평화 프로세스를 이야기 할 때는 비핵화 뿐 아니라 화학무기도 포함시켜야 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김소영 기자와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의 대담이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