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직 고위관리 "북 암호화폐 기술 ‘명’대신 ‘암’만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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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 차원에서 암호화폐 기술의 이른바 '명과 암'을 연구하라는 공식 행정명령을 내린 가운데, 북한의 암호화폐 악용은 해당 기술이 보유한 취약성만 불균형적으로 가시한다는 전직 재무부 고위관리의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국가들의 단합된 제재에 직면하게 된 러시아가 이제는 북한에 이어 암호화폐를 본격적인 제재 회피 수단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17일, '불법 금융 내 가상자산의 역할'이란 주제로 청문회를 개최했습니다.

전직 관리 및 전문가들을 출석시켜 나날이 확대하는 암호화폐 시장의 명과 암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이날 청문회에서는, 일찍이 암호화폐를 제재회피 수단으로 사용해 온 북한이 향후 금융 시장에 암호화폐 산업이 제공할 수 있는 잠재적 혜택보다 위험을 불균형적으로 부각하는 대표적인 불량국가로 거론됐습니다.

지난해 8월까지 미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집행네트워크(FinCEN)의 국장대행을 지낸 마이클 모지어(Michael Mosier) 전 국장대행은, 북한 등의 불법적 행태에 미뤄, 즉각 강력한 규제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정책 입안자들의 관건은 악당을 쫓는 것 뿐만 아닌, 시작 단계에서부터 제기된 취약성에 대한 악용을 방지하기 위한 균형적인 정책을 고안해 나가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지어 전 국장대행은 그러면서 "우리는 암호화폐가 민주주의 가치를 촉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만성적으로 과소평가하는 반면,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이달 바이든 대통령이 내린 암호화폐 행정명령에 따라 당분간은 의회도 관련 정부 기관에서 암호화폐 산업이 내재한 잠재력 및 실질적 위험성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마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줄 것을 그는 권고했습니다.

한편 미 암호화폐 전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의 조나단 레빈 공동설립자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날 앞서 체이널리시스는 북한과 이란, 그리고 베네수엘라를 암호화폐를 제재 회피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3개국으로 꼽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재작년부터는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 시도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셰인 스탠스버리(Shane Stansbury) 미국 듀크대 법대 소속 연구원은 암호화폐란 사안이 불법 행위자들과 일부 국가들에 새로운 범죄의 기회를 제공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다만 "새로운 금융 생태계가 구축될 때마다 범죄자들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면서도 이는 여전히 성장 중인 암호화폐 시장에서 "특정 거래소나 가상지갑이 언제든 북한에 의해 해킹당할 여지는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에 기반한 암호화폐 거래소 쿠나 익스체인지의 설립자인 마이클 초바니안 씨는 러시아군과 맞서는 우크라이나 정부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쿠나 익스체인지가 자발적으로 시작한 원조 사업에서 암호화폐는 매우 유용한 역할을 해왔다면서, 현재까지 약 5천만 달러가 넘는 암호화폐 기부금이 모아졌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모금된 해당 자금은 우크라이나를 위한 의료용품, 군사장비를 구입하고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데 쓰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한덕인,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