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군이 1기 전투훈련(동계훈련)을 마무리하면서 훈련 판정검열을 실전처럼 진행할 것을 지시해 일선 부대들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9군단관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17일 ”20일 총참모부에서 전군 부대들에 지난해 12월 1일 시작해 이달 31일에 끝마치는 1기 훈련판정을 진행할 데 대한 지시문을 내려 보냈다”면서 ”각급 부대들에서는 판정 검열을 실전과 똑같은 상황을 설정해서 진행하라는 총참모부의 지시에 긴장된 가운데 1기 훈련판정 검열을 준비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훈련 판정은 지금까지와 다르게 부대들의 야간 전투능력 검증에 대한 검열도 진행하도록 되어있다”면서 “이번 야간훈련판정은 총참모부의 전략적 의도에 맞춰 부대, 구분대(대대급 이하 부대)들의 야간전투 대처 능력을 검열할 예정이어서 각급 부대 간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야간전투수행 능력을 판정한다는 소식에 군관들과 군인(병사)들은 동계훈련에 진입한 후 언제 한번 제대로 휴식을 취해본 적이 없고 열악한 보급 조건을 견디며 훈련에 임해왔다”면서 “그런데 야간전투수행 능력을 판정한다면서 병사들의 취침 시간도 없이 실전과 같은 야간훈련을 진행하라니 이런 조건에서 제대로 훈련과 판정이 이뤄질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총참모부에서는 전군 부대들에 간평원(검열 성원)을 파견하여 불시에 비상을 발령하고 부대 장비들의 기동 상태 판정도 예고하고 있다”면서 “각급 부대들에서는 보유 장비들의 가동상태를 사전 점검하는 등 판정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 연료부족으로 모든 장비를 동시에 가동시키기에는 애로가 많다고 해당부대 간부들은 하소연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군관련 소식통은 같은 날 “이번에 총참모부에서 진행하는 동계훈련판정에서는 예하 부대들의 비상상황에 대비한 준비태세 평가도 하게 되어있다”면서 “부대에 검열성원들이 불시에 들이닥쳐 비상소집 발령을 내릴 것으로 보여 간부들은 퇴근 후 사택에서, 병사들은 근무지에서 이탈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등 긴장감 속에 대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총참모부에서는 지금 우리나라를 둘러싼 외부정세가 매우 긴장하다고 강조하면서 전 부대는 언제 어디서라도 최고사령관(김정은)의 명령 한마디에 따라 어떠한 적도 물리칠 수 있는 만단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이번 훈련검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장기간의 동계훈련에 지친 병사들과 간부들은 외부정세 긴장을 이유로 강도높은 훈련판정검열을 밀어붙이는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