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시험발사에 북 주민 격앙된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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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선전매체들이 24일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이 '용감하게 쏘라'는 김정은의 친필명령에 의해 발사되었다고 요란하게 보도하자 일부 간부들과 주민들 속에서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용천군의 한 간부 소식통은 25일 “오늘 손전화에 깔려있는 노동신문 앱으로 보도를 보다가 최고존엄이 직접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24일)를 단행하라는 명령을 서명으로 내렸다는 보도를 읽어보고, 과연 인민의 지도자가 맞는지 회의감이 들었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 협동농장들은 영농준비에 절실하게 필요한 비료와 자재 등이 없어 애를 태우는데, 외화를 탕진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새로 개발하고, 그것을 하늘로 쏴버리고 만족해하는 게 인민을 위한다는 지도자의 행태가 맞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올해 들어 당국은 농업생산을 결정적으로 늘여(늘려) 식량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역설하면서도 협동농장에는 자금 한푼 대주지 않고, 핵과 미사일 개발에 외화자원을 투입해 연일 미사일을 쏘아대는 데 대해 농장 간부들 속에서 불만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 정주시의 한 주민 소식통도 25일 “오늘 아침 7시부터 길거리 전주대(전신주)에 매달린 (중앙3방송)나팔통(스피커)에서는 최고존엄이 미국과의 장기적인 대결전에 맞설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직접 지도했다며 선전방송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의 요란한 선전에 주민들 속에서는 철없는 아이들이 전쟁 놀이하듯 올해 들어서만 13번째 쏘아대는 미사일 놀음이 자랑꺼리냐며 비난하고 있다”면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려면 얼마나 숱한 외화가 탕진되는지 일반 주민들도 다 알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특히 주민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가 ‘조국과 인민의 위대한 존엄과 영예를 위하여 용감하게 쏘라’는 최고존엄의 친필명령서로 단행되었다는 당국의 선전에 핵과 미사일 발사 놀음이 어떻게 인민의 존엄과 영예를 위하는 행위이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일부 주민들은 3방송에서 선전하고 있는 ‘용감하게 쏘라’는 친필명령 내용을 거꾸로 조롱하며 ‘(김정은이)용감하게 쏘라고 명령한 대상이 미국인지, 아니면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쓰는 인민을 향해 쏘라는 말인지 알 수가 없다’며 민생을 외면하는 당국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