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집권 후 군 노동력 착취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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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김정은 체제 하에서 북한 군인 대상의 노동력 착취가 심각하다는 탈북민 대상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북한인권정보센터(NKDB)는 29일 개최한 토론회에서 김정은 체제 하 북한군의 인권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해당 조사는 지난해 2월 11일부터 25일까지 김정은 체제 하에서 군 복무를 한 경험이 있는 탈북민 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이에 따르면 심층 인터뷰에 응한 조사 대상자들은 군 복무 당시 평균 노동 시간이 정해져있지 않았고 바쁜 기간에는 수면 시간을 줄여가며 일해야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군인들이 수면 부족 상태에서 안전 장비 없이 노동에 동원됨에 따라 인명사고가 끊이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조사 결과 발표에 나선 채드 밀러 북한인권정보센터 연구원은 김정은 총비서가 마감 기한을 특정한 사업의 경우 특히 해당 사업의 기한 내 달성을 위해 군인들이 착취당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민간인들과는 달리 군 복무 의무로 인해 노력 동원을 회피하기 어려운 군인들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측면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채드 밀러 북한인권정보센터 연구원 : 민간인들은 뇌물 등을 통해 노력 동원에서 제외될 수도 있지만 군인들은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군인들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탈북민 출신의 김현우(가명) 씨는 이날 행사에서 2008년에서 2013년까지 북한 강원도에서 공병으로 복무한 경험에 대해 증언하며 수면 부족 상태에서 건설 일을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김현우 씨 : 사람은 잠을 자야 되는데 하루에 두 시간씩 재우고 건설을 많이 시켰습니다.

또 북한에는 건설 노동자가 따로 없는데다 민간인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 그나마 통제가 수월한 군인들이 건설 노동을 떠맡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현우 씨 : (군인들이) 도주하게 되면 군법으로 다스리지 않습니까. 민간인들을 통제하려면 도망가거나 해서 통제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군인들에게 건설자를 시키는 겁니다.

평양시 10만 세대 살림집 건설 등 대규모 사업 뿐 아니라 홍수 등 피해 복구 사업도 군인들이 맡게 되면서 이들은 명목 상 군인이지만 실제로는 건설자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입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