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발사 전담 ‘붉은기중대’ 군인정신 강요하는 북 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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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지난 26일부터 전체 군인을 대상으로 화성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주도한 화성포병 '붉은기중대' 전투원들의 정신을 따라 배우라며 사상교양을 진행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28일 “인민군 총정치국에서 24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쏴올린 화성포병 붉은기중대 전투원들의 불굴의 혁명정신을 전군이 따라 배우도록 사상교양을 진행하라는 지시문을 하달했다”면서 “이에 따라 각급부대들에서는 지난 26일부터 소속 군인들을 상대로 사상교양을 진행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병사와 하전사들에 대한 사상교양은 매일 정상적으로 진행하는 정치상학(정신교육)시간에 실시하고 있다”면서 “주체적 힘의 응결체인 ‘화성포-17형’을 직접 쏴올린 화성포병 붉은기중대 전투원들을 최고지도자의 뜻과 신념을 받들어 우리의 존엄과 자주권, 평화수호를 위해 결사전의 선두에서 달려온 특급 전투원들이라면서 이들의 정신세계를 모든 군인들이 따라 배울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사상교양에서는 이번에 화성포-17형을 발사한 붉은기중대는 최고지도자(김정은)와 기쁨과 괴로움을 함께 나누는 한식솔(식구)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면서 “붉은기중대 대원들은 수령결사옹위의 최전선에 한 몸을 바치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사상교양에서는 붉은기중대 전투원들이 수령결사옹위 정신을 본받아 최고사령관을 위해 한목숨 바칠 수 있도록 준비된 전사들이라고 역설했지만 강사의 말을 듣는 병사들은 무엇을 위해 목숨 바치라는 건지 모르겠다는 듯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이었다”면서 “동계훈련을 마치자 마자 휴식시간이 모자라 피곤한데 때아닌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선전이나 하고 있는 군 당국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군관련 소식통은 28일 “군 간부들도 한 주에 한 번 있는 집중강연회와 매주 토요일에 진행하는 정치일(간부정신교육시간)에 붉은기중대 전투원들의 정신세계를 따라 배우도록 교양을 받고 있다”면서 “정치일 강연에서는 이번에 진행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발사를 두고 주체적 힘의 응결체, 자력갱생의 창조물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간부들의 생각은 제각각”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군 간부들은 지난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가 한차례 실패로 끝난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또 쏘아 올리면서 얼마나 많은 자금이 투입되었는지 궁금해하고 있다”면서 “당국이 미사일 개발에 주력하기 보다는 군인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열악한 보급 상황을 개선해주는 것이 시급한 일이고 군대의 실질적인 전투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한국 군당국은 북한이 지난 16일 시험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이 평양 상공에서 폭발했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24일 구형인 화성-15형을 발사한 것으로분석했다고 29일 한국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