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프리카에서 모두 송환된 줄 알았던 북한 의료진이 해당 국가 권력의 비호 아래 버젓이 진료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중동부에 위치한 나라 탄자니아.
전통적으로 북한과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탄자니아의 경우, 유엔 결의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수의 북한 의료진들이 진료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2017년에 채택된 제재결의 2397호 8항에 의거해 2019년 12월 말까지 모든 북한 해외노동자를 송환하도록 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탄자니아 현지 언론인 출신 소식통은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지금도 북한 병원에서 진료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오랫동안 탄자니아 정부와 북한 당국이 친분을 맺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탄자니아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 교민 김태균 씨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한동안 북한 의료진들의 비자 문제 때문에 당국이 나서 단속과 규제를 했지만, 현재 다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탄자니아 정부는 2016년, 당시 자국 내에 있던 13곳의 북한 병원에 대해 단속을 벌이고 의료진의 불법 체류 등의 혐의로 병원을 모두 폐쇄시킨 바 있습니다.
김 씨는 “탄자니아 최대 상업도시인 다레살람에만 4곳의 북한 병원이 있다고 들었으며, 지난 해 4월 대통령이 교체된 뒤 소원해진 여러 나라와의 외교관계를 개선하려는 신임 대통령의 노력 덕분에 단속과 규제가 느슨해진 틈을 타 북한 병원이환자유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31일, 아프리카 국가인 기니와 말리, 그리고 나이지리아 등 세 나라가 코로나19로 국경이 닫혀있는 기간에도 북한 측과 의료협력을 논의했으며, 세네갈에서는 북한 의료진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앞서 지난 29일에는,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의 에릭 펜턴-보크 조정관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많은 아프리카 국가에서 다양한 건설사업 및 기타 분야, 특히 의료부문에서 일하는 북한 강제 노동자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There remain many DPRK forced labourers working on a range of construction projects and in other fields (notably medical staff) in a number of African countries.)
코로나19 로 인해 새 의료진이 아프리카로 오지도 못하고, 기존의 아프리카 내 북한 의료진들도 고향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의 도움과 무관심 속에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무시한 불법행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기자 홍알벗,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