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 핵실험 동향에 “모든 위기 가능성 철저 대비”

0:00 / 0:00

앵커 :한국 정부는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지하갱도 복구 움직임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에 대한 확고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29일 북한이 최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해 국회에서 긴급 현안보고를 실시한 한국 국방부.

북한이 지난 2018년 폐쇄한 풍계리 핵실험장 내 ‘3번 갱도’ 주변에서 복구 작업으로 추정되는 활동이 식별돼 감시를 강화하고 있고, 갱도 복구는 1~2개월 안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1일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에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정황 등 구체적인 군사 정보 사항을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도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차덕철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핵실험 준비 동향 등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으며,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모든 가능성에 대해 확고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 핵실험 재개 동향과 관련해 모든 상황에 대비한 대응 태세를 확보하고 향후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모든 위기 가능성을 철저히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는 4개 갱도 가운데 폭이 좁고 깊이도 얕아 일각에서는 소형화된 핵탄두 시험을 위한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북한이 선전매체 등을 통해 한국 대통령 당선인의 실명 등을 거론하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상호 존중은 남북이 수차례 합의한 사항으로 준수돼야 하며 이는 남북 관계 발전의 기본 토대라는 점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욱 한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한국 군 미사일 작전의 양대 축인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와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 개편식을 주관했습니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서 장관은 이날 열린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식 훈시에서 “현재 한국 군은 사거리와 정확도, 위력이 대폭 향상된 다량·다종의 미사일을 보유해 북한의 그 어떤 표적도 정확하고 신속하게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특히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에는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국방장관이 이 같은 내용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으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가 발사와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공개적인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북핵·미사일 대응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며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킬체인(Kill Chain), 대량응징보복(KMPR) 전력을 갖추는 전력증강 계획인 이른바 ‘3축 체계’를 앞세워 대북 강경 기조를 시사한 바 있습니다.

서 장관은 육군 미사일전략사령부 개편에 대해 “점차 증대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포함한 전방위 안보 위협에 대해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대응 태세를 구축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더욱 강력한 대북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앞으로도 적을 압도할 수 있는 장거리·초정밀·고위력의 다양한 탄도미사일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 개편식 훈시에서는 “공중과 우주 영역에서 첨단화·고도화되고 있는 다양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 군의 감시 및 방어 능력을 강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보유하지 못한 고도화된 다층 미사일 방어체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 장관은 “북한의 변화하는 미사일 위협에 압도적으로 대응 가능한 역량을 구비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양 사령부에 “상호 긴밀하게 공조하며 적의 어떠한 미사일 위협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달 31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ICBM으로 전용 가능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서해위성발사장 인근의 움직임이 증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달 말에 찍힌 사진과 비교하면 시설 공사에 쓰이는 것으로 추정되는 자재와 차량의 잦은 이동이 식별된다는 설명입니다.

38노스는 이 같은 움직임이 전반적인 시설 개선 차원이나 위성 발사 준비를 위한 단기적인 조치 가운데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는 진단을 내놓았습니다.

북한의 ICBM 개발과 관련한 일본의 추가 제재도 발표됐습니다.

한국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러시아 4개 기관과 러시아 국적자 3명, 북한 국적자 6명을 자산동결 대상에 추가했습니다.

새로 추가된 개인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주도하는 북한 제2자연과학원(현 국방과학원)의 중국 내 하부조직에 있는 북한 국적자 등입니다.

북한 대량살상무기와 운반 수단 개발과 관련한 행위 및 거래에 관여한 러시아 기관 4곳도 제재 대상에 올랐습니다.

앞서 미국과 호주도 지난달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해 독자 제재조치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