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피해가족, 델 코소 주한미국대사대리에 편지

지난 2020년 2월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부친 황원 씨(당시 MBC PD)의 송환을 요구하는 황인철 1969년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
지난 2020년 2월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부친 황원 씨(당시 MBC PD)의 송환을 요구하는 황인철 1969년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 (/RFA Photo - 이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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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4일 주일 미국대사가 일본인 납북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미국은 일본과 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대한항공 여객기 납치피해자가족회의 황인철 대표는 같은 피해자 입장임을 강조하며 주한미국대사대리에게 면담을 요구하는 편지를 전달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한항공(KAL) 여객기 납치피해자가족회의 황인철 대표가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 미국대사대리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황 대표의 법률 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3월 31일 주한 미국대사관 이메일로 편지 스캔본을 전송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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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황인철 대표가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 미국대사대리에게 보낸 편지 스캔본. /김기윤 변호사 제공

이와 함께 서해상에서 북한군에게 피살된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 씨도 어제 직접 델 코소 대사대리의 정치 보좌관을 만나 황 대표의 편지를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납치피해자가족회의 델 코소 대사대리 면담 요청은 김 변호사의 제안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김 변호사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지난 14일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가 일본인 납북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을 보고 면담 요청을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월 부임한 이매뉴얼 대사는 14일 북한에 의한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들을 면담한 이후 사회연결망 서비스인 트위터에 “미국은 납치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위해 일본과 연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 변호사는 “납치피해자가족회와 델 코소 대사대리의 만남이 이뤄진다면 오는 5월 출범하는 윤석열 한국 정부에서도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김기윤 변호사 :주한미국대사나 주일미국대사나 똑같은 바이든 정부에서 임명한 대사들이잖아요. 같은 바이든 정부 내에서 임명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조가 똑같겠다고 생각이 드는 거예요. 주한미국대사대리가 납치피해자가족회 측을 만난다고 하면 당연히 새로운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는 관심 가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기대합니다.

황인철 대표는 델 코소 대사대리와의 만남이 납치 피해자 송환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랬습니다.

황인철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저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큰 의미가 있죠. 다시 한 번 국제사회와 미국 정부의 노력이 함께 진행돼 피해자 송환을 이룰 수 있는 그런 길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황 대표는 또 윤석열 정부가 이전 정부들과는 달리 대한항공 여객기 납치사건 문제에 적극 나서길 기대했습니다.

황인철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가장 안타까운 것 하나가 무엇이냐면 정부가 바뀐다하더라도 통일부 자체에서 갖고 있는 기본 정책이 바뀌지 않아서 기본적으로 계속적으로 과거에 해왔던 방식으로 진행해가고 있거든요. 원칙에 따라서 국민을 구출하는 일에 (윤석열 정부가) 열망을 갖고 시작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황 대표는 편지에서는 대한항공 여객기 납치사건이 일어난 이후 미국 정부가 그동안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준 것에 감사하다며 델 코소 대사대리를 직접 만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부탁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 1969년 12월 11일 강릉을 떠나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를 공중납치했고 이듬해인 1970년 2월 납치한 한국 국민 50명 중 39명만 송환시켰습니다.

황 대표의 아버지 황원 씨를 비롯한 11명의 한국 국민이 여전히 북한에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이에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산하 강제적·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WGEID)은 지난 2020년 2월 납치피해자 11명의 송환을 북한에 촉구했고 유엔 인권이사회(UNHRC) 산하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은 같은해 5월 황 씨의 석방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