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서 갈게 잡이로 생계 이어가는 북 주민들

한반도 서해 연안의 갯벌.
한반도 서해 연안의 갯벌.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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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북한 평안북도 지역에는 압록강과 서해바다가 만나는 하구의 갯벌에서 갈게 잡이로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용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1일 “요즘 용천군 사람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압록강과 서해바다가 만나는 지역의 갯벌에서 갈게를 잡느라 정신이 없다”면서 “주민 한명이 하루에 잡는 갈게는 보통 2키로 정도이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하루 종일 주민들이 고생스레 캐내는 갈게는 살아 있을 때 장마당에 팔아야 돈이 되는데, 용천군 읍 장마당에서 살아있는 갈게 1키로 가격은 (중국돈) 3위안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평안북도에서 시장 환율은 1달러에 6,400원, 1위안에 850원이며 쌀 1키로 가격은 5,200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즉, 용천군 주민들이 갯벌에서 잡은 갈게 1키로는 내화로 환산해 2,550원, 갈게를 2키로 이상 잡아서 장마당에 팔아야 쌀 1키로를 구매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어떻게 해서든 쌀 1키로 가격은 벌어보겠다고 용천 사람들은 압록강 하구의 갯벌 바닥을 파헤치면서 갈게를 잡아 장마당에 내다 팔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하루종일 갈게 잡이에 나서는 주민들 속에는 춘궁기에 들어서면서 먹을 것이 떨어진 협동농장 농민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 신도군의 한 주민 소식통도 같은 날 “신도군에는 압록강 하구의 넓은 갯벌에 갈대밭까지 무성하기 때문에 갈게가 특히 많다”면서 “갈게는 겨울잠을 자느라 갯벌에 깊이 박혀있을 때 맛이 있기 때문에 갈게잡이철은 2월 중순부터 청명(4.5)까지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청명(4.5)이후 날씨가 풀리면 갈게가 갯벌에서 기어 나와 풀을 먹기 때문에 맛이 떨어져 판매 가격도 하락한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청명 날 전까지 어떻게 해서든 갈게를 많이 잡아 생계를 유지하느라 어린 자녀까지 동원해 갈게 잡이에 나선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압록강이 서해와 만나는 하구의 넓은 갯벌은 중국과 마주한 국경지역이므로 갈게 잡으러 갯벌로 나가려면 국경경비대 초소를 통과해야 한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5~8명씩 조를 짜고 돈을 모아 국경경비대 초소에 뇌물로 주면, 국경경비대 초소 군인은 저녁까지 갯벌에서 갈게를 잡을 수 있게 해주고, 돌아올 때 조별 인원수를 확인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사법당국에서는 생계를 위한 주민들의 갈게 잡이 까지도 통제하는데, 협동농장에서 일하지 않고 갈게를 잡으러 갯벌에 나와 일하는 농민들을 사법기관 성원들이 갯벌까지 나와서 단속하고 붙잡아 간다”면서 “이를 바라보는 주민들 속에서는 춘궁기에 들어선 농민들이 오죽하면 갈게 잡이에 나섰겠냐며 당국의 비인간적인 단속과 통제를 비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