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청년들 문신 유행…단속에 나선 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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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젊은 층의 사상통제를 위해 작년 9월 '청년교양보장법'까지 채택한 북한 당국이 최근 팔목과 팔뚝 등에 문신을 한 청년들에 대한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 송평구역의 한 주민 소식통은 4일 “요즘 청년동맹이 입묵(문신)을 한 청년들에 대한 집중조사를 하고 있다”며 “개인이 취미로 팔목, 팔뚝 등에 입묵을 하는 것도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행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달부터 청년동맹이 팔목과 팔뚝, 가슴 등에 입묵을 한 청년들을 조사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소에서는 청년동맹비서가 청년들을 한 사람씩 불러 입묵이 있는지 직접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에도 입묵(문신)이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개인 취미의 문양보다는 당과 조국에 충성을 맹세하는 의미를 글로 새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입문이 유행하자 1980년대부터 당국은 입묵을 금지시켰고 팔목처럼 드러나는 부분에 있는 입묵은 무조건 지우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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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북한 주민이 손등에 문신을 한 모습. /RFA Photo

소식통은 “우리나라에서 하는 입묵은 전문적인 기계가 없이 바늘로 살을 찌른 후 먹물을 부어 새긴다” 며 “최근 고급중학교(고등학교) 졸업생들이 군대 입대나 사회진출을 앞두고 헤어지는 친구와의 우정을 위해 총 모양이나 입대 날짜와 같은 것을 새기는 등 청년들속에서 입묵하는 행위가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때로는 입묵이 불량 청년들간 결속을 상징하고 타인과 구별하기 위한 표식의 의미로도 새겨지고 있다”며 “남성청년들이 팔뚝에 옷을 입지 않은 여성의 모습을 새긴 것을 여러 번 보았고 꽃이나 남자의 얼굴 등을 새기는 여성도 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길거리에서도 청년동맹 규찰대가 의심되는 청년들을 불러 입묵이 있는지 그 자리에서 확인하고 있다”며 “청년동맹은 입묵을 반사회주의 행위로 보고 입묵이 발견된 청년들에게 당장 지울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 단천시의 한 소식통은 4일 “입묵에 대한 조사가 초급중학교(중학교)와 고급중학교에서도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 동생의 말에 의하면 학교 청년동맹지도원이 입묵을 한 학생이 있는지 직접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청년동맹은 청년들을 대상으로 입묵이 있으면 대학 추천과 노동당 입당 등 발전에 지장을 받는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며 “우리 기업소에서는 청년동맹이 몸에 벌거벗은 여성을 새기거나 괴상한 모양을 새긴 청년들을 앞에 내세우고 망신을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당국의 검열과 엄포로 입묵을 한 청년들이 보이는 부분의 입묵을 지우느라 여념이 없다”며 “숟가락 손잡이를 불에 달궈 입묵한 부분을 지지거나 심지어 염산을 바르기도 하는데 굉장히 고통스럽고 흉한 상처 자국이 남는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전에는 당국이 ‘총폭탄’, ‘결사옹위’, ‘군인정신’ 등의 글을 새기거나 당 마크나 공화국기를 새기는 등 충성을 상징하는 문신에 대해서는 관대히 봐주었다”며 “그러던 당국이 왜 갑자기 모든 문신에 대해 발작적으로 단속하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