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부, 북 해커 가상화폐계좌 제재대상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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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사일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에 대해 미국 정부가 제재 압박으로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 재무부는 북한의 대표적인 해킹조직의 가상화폐계좌 관련 거래에 대한 2차 제재를 경고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재무부는 14일 미국의 제재대상인 북한 해킹조직 ‘라자루스 그룹(Lazarus Group)’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갱신했습니다.

북한 정찰총국과 연계된 라자루스는 이미 지난 2019년 다른 북한 해킹조직인 '블루노로프(Bluenoroff)', '안다리엘(Andariel)'와 함께 북한 정부의 지원을 받는 악성 사이버 공격 조직으로서 재무부의 특별 제재 대상에 올라 있습니다.

2014년 미국 소니픽처스 해킹의 주범인 라자루스는 지난 한해에만 해킹으로 4억 달러 상당의 가상화폐를 훔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무부가 새로 갱신한 라자루스 그룹의 제재 목록은 2차 제재 위험(secondary sanctions risk)을 알리면서 “대북제재법 510.214 조항에 따라 미국 금융기관이 소유하고 있거나 통제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거래를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Transactions prohibited for persons Owned or Controlled By U.S. Financial Institutions: North Korea Sanctions Regulations section 510.214)

제재 대상인 라자루스와 거래를 하는 개인과 기관들 역시 미국의2차 제재를 받게 된다는 겁니다.

특히 이번 갱신 목록에는 라자루스 그룹이 사용하는 가상화폐의 일종인 이더리움의 전자화폐(지갑)주소(Digital Currency Address)를 추가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 등은 라자루스가 지난달 비디오 게임 '액시 인피니티'의 가상화폐를 연동시키는 ‘로닌 브릿지(Ronin Bridge)’로부터 6억 달러 상당의 가상화폐를 훔친 데 대한 추가 제재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올해 들어 대북제재 압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이달 1일 재무부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한 5개 기관을 추가 제재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전날인 13일에는 북한에 암호화폐 기술을 전수해 2019년 미 검찰에 기소된 미국인 버질 그리피스에 대해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5년 이상 징역형과 10만 달러의 벌금형이 선고되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이어 핵실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강도 높은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한의 추가 도발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미국은 이러한 독자제재 외에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추가 대북제재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금지범위를 확대하고 석유 수입량을 줄이는 등의 내용이 담긴 제재결의 초안을 이번 주 유엔 안보리 15개 이사국에 배포했다고 13일 보도했습니다.

이 초안에는 오늘 재무부 제재 목록이 갱신된 라자루스의 해외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측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협의가 여전히 진행 중(negotiations are still ongoing)”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그러나 미국을 주도로 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추가제재는 매번 중국, 러시아의 반대로 사실상 추진이 어렵다는 게 중론입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14일 미 연구기관 브루킹스연구소가 개최하 온라인 화상회의에 참석해 대북제재 추진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강조했습니다.

토머스 -그린필드 대사:우리는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규탄 뿐 아니라 북한이 지난 몇 개월 동안 강행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에 대한 책임을 묻는 데 동참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We've put pressure on China to join us in condemning the Russians, we put pressure on China to joining us in holding the DPRK accountable for the recent the test of ICBMs that they have done over the course of the past a few months.)

한편,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제재 강화 움직임과 함께 미 국무부는 제재 이행을 전담하는 ‘제재조정국(Office of Sanction Coordination)’을 신설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14일 성명을 통해 제재조정국의 짐 오브라이언 신임 국장에 대한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제재조정국이 앞으로 제재 이행을 감독하고, 제재에 대해 동맹국들 간 협력을 증진하는 한편 인권침해를 방지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