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북 노동자들 코로나 걸려 김일성 생일에 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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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에 파견된 일부 북한 노동자들속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 격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태양절(김일성 생일) 110주기 경축행사도 못한 채 회사 숙소에 갇혀지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동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지난 16일 “어제가 북조선 최대의 명절 태양절 110주년이었는데 북조선 노동자들은 회사 숙소에서 꼼짝도 못하고 갇혀 지내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일부 북조선 노동자들 속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 공장 가동이 중단된 채 격리에 들어갔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중국회사는 의류봉제 회사로 400여명의 북조선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면서 “이 회사 북조선 노동자들 속에서 코로나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생산활동이 중단되고 현장에서 함께 일하던 중국인 노동자들도 모두 격리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4월초에 고열과 기침증세를 보인 여성노동자 3명이 코로나확진 진단을 받자 단동시 방역기관의 의료일꾼들이 회사에 들어와 모든 노동자들에 대한 전수검사에 들어갔다”면서 “확진된 3명의 노동자 외에 확진자가 더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단동 시 당국의 지시에 따라 공장 가동을 멈추고 중국인 노동자를 포함한 공장에서 일하는 모든 종업원들은 격리조치에 들어갔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동안 노동자 관리상태 점검을 위해 수시로 드나들던 북조선 단동영사부 일꾼들도 회사접근이 금지되었다”면서 “북조선 최대의 명절이라는 4월 15일 김일성 탄생 110주년에도 준비했던 모든 행사를 취소하고 북조선 노동자들은 숙소에서 무거운 분위기속에서 하루를 보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심양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지난 15일 “오늘은 조선민족의 최대의 명절인 김일성 생일 110주년이 되는 날”이라면서 “하지만 료녕성 일대에 파견된 북조선 노동자들은 회사 내부에서 간소한 음식을 차려놓고 쓸쓸한 명절을 보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부 미역가공회사나 닭고기 가공회사에 고용된 북조선 노동자들의 얼굴에는 태양절이라고 해서 반기는 기색을 찾아볼 수 없다”면서 “북조선 당국에서는 중국 북동부지역의 코로나 확산을 이유로 아무런 공급도 해주지 않고 특별한 행사도 없이 하루를 보내게 한 반면 그나마 그들을 고용하고 있는 중국인 사장이 돼지 불고기와 떡을 마련해 북조선 노동자들에게 명절 특식을 제공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내가 오래 동안 북조선 노동자들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는데 4월 15일 태양절을 이렇게 조용하게 보내는 것은 처음 보았다”면서 “해마다 명절이면 북조선 노동자들의 사기를 올리고 노동효율을 독려하기 위해 선물보따리와 함께 노동 현장을 찾던 북조선총영사관 성원들도 올해는 코로나 확산을 이유로 얼굴도 비치지 않아 그 어느 해보다 쓸쓸한 명절을 보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