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일성 생일 (태양절, 4월 15일)을 계기로 평양에 새로 건설된 보통강 강안(강변)의 다락식(테라스식) 주택과 송화거리 주택 입주가 시작되었습니다. 두 주택지구의 위치와 교통 등 모든 것이 너무도 달라 차이가 크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주민 소식통은 18일 “태양절을 맞으며 입사(입주)가 시작된 보통강 강안 다락식 호화주택 지구와 송화거리 주택지구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많다”며 “새 집으로 이사를 가는 사람은 물론 일반 주민들도 두 주택지구를 김정은의 안중에 있는 사람들이 사는 호화주택과 평범한 사람들이 사는 노동자주택으로 구분해 인식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보통강 강안(강변) 다락식(테라스식) 주택(총 800가구)은 평양의 중심부인 중구역(한국의 구와 같은 자치구)에 위치하고 있다”며 “중구역은 김정은의 집무실이 있는 중앙당 청사를 비롯해 주요 국가기관과 문화시설이 모여있는 노른자위 지역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중구역은 다른 구역에 비해 전력과 난방 공급이 가장 잘 보장되고 주민공급이나 명절 공급 같은 것도 다른 구역과 다르다”며 “그러기에 평양시민이라면 누구나 생활조건이 좋은 중구역에 살고 싶어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계속해서 “김정은의 특별한 관심속에 건설된 중구역 경루동의 다락식주택지역에 대해 당국도 호화주택구로 표현해 일반 주택과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며 “요 며칠간 보통강 다락식 호화주택으로 이사가는 사람은 모두의 부러움의 대상으로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평양시 중심부에 건설된 보통강 다락식 호화주택과 달리 송화거리 주택(아파트 1만 가구)은 평양의 동쪽 끝에 있는 사동구역에 위치하고 있다”며 “사동구역은 중구역, 모란봉구역, 보통강구역 등이 속하는 중심구역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는 변두리 구역에 속하며 송화거리는 사동구역 주택지구의 맨 끝자락에 건설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송화거리 주택지역이 속한 사동구역은 주변구역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중심구역에 비해 주민들에게 배급되는 식량공급기준이 다르다”며 “중심구역도 전기와 난방공급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는데 지금까지 평양에 건설된 거리 중 가장 외진 곳에 건설된 송화거리가 전기나 난방공급에 있어 중심구역보다 후 순위에 놓이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 아니겠느냐”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평양시 5만세대 주택 건설의 1차분으로 송신1동과 2동의 허허벌판에 건설된 송화거리는 아직 문화시설이나 상업망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1만 세대(가구)에 달하는 많은 주택이 당국의 강요로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속도전으로 건설되다 보니 건축물의 안전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보통강변의 호화주택은 간부들과 그 자녀들을 비롯해 김정은이 직접 지정했거나 노동당이 선발한 특정한 사람들에게 차려졌다”며 “반면 송화거리 주택은 집이 없어 오랫동안 한 집에서 부모와 시집 장가간 아들 딸의 식구까지 3∼4세대가 같이 생활하거나 아파트 지하나 옥상에서 살던 사람들을 비롯해 평양시인민위원회가 선발한 일반 주민들에게 배정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에서 20년 넘게 살다가 현재 양강도에 살고 있는 한 주민 소식통은 18일 “평양시 중심부인 중구역 보통강 강안 다락식 호화주택 지역과 달리 평양시 동쪽 한끝에 위치한 사동구역 송화거리 주택지역은 교통 조건도 차이가 많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보통강 강안 다락식 호화주택은 1km 조금 더 되는 거리에 승리역과 건설역, 개선역 등 3개의 지하철 역이 있고 조금만 걸어나오면 무궤도전차 노선도 여러개 있다”며 “이번에 당국의 조치로 평양화력발전소와 서평양역 사이를 오가는 ‘화력-서평양행’ 무궤도전차가 보통강 호화주택 지역을 통과하도록 노선이 바뀌면서 교통이 더 좋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대동강 건너편에 위치한 동평양 지역은 본평양이나 서평양 지역과 달리 지하철이 없어 사람들이 출퇴근하는데 불편이 많다”며 “이번에 대동교에서 송화거리까지 운행하는 ‘선교-송화행’ 무궤도전차 노선이 새로 생겼지만 이것으로는 교통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송화거리에서 본평양이나 서평양에 있는 직장으로 출퇴근하려면 버스와 지하철을 3∼4번이상 갈아타야 한다”며 “전기, 타이어, 연유 등의 부족으로 버스운행이 원활하지 못해 정거장마다 사람들이 기다랗게 줄지어 서있는데 아마 출퇴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김정은과 노동당의 신임을 받아 위치와 교통 등 모든 면에서 조건이 좋은 보통강변의 호화주택을 하사받은 사람들은 기쁨만 가득하겠지만 송화거리 주택을 받은 사람들은 기쁨보다 난방과 전기, 상품공급, 출퇴근 등 앞으로 겪어야 할 불편이 더 큰 걱정거리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