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대외선전매체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을 '찢어진 넝마'라고 주장한 것은 사실 이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리진성 사회과학원 실장은 20일 대외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를 통해 미국이 '핵 선제 사용'이 가능하도록 방침을 바꿨다고 비난하며 미국이 한국에 제공해준다던 핵우산은 이미 다 찢어진 넝마가 된 지 오래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전문가들은 미국의 핵우산 즉,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은 여전히 강력히 작동 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미국의 확장억제는 한국이 공격을 받으면 미국 본토가 공격받았을 때와 같은 전력 수준으로 응징, 타격한다는 개념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으로 응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은 굳건하다고 말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북한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확장억제가 잘 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할 근거는 없습니다. 잘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공격에 맞서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는 분명합니다.
그는 2년 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는 한국에 주한미군 분담금을 5배 이상으로 내라고 요구하는 등 동맹관계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없었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이 중요시하는 전통적인 입장을 견지하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안보공약이 훨씬 강력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크리스틴 워머스 육군장관도 지난달 15일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허드슨연구소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한반도에 미국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데 대해서는 주저하는 입장이지만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은 확실하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선전매체의 주장은 사실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에 대한 두려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그들은 한미가 북한의 위협을 더 억지할 수 있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제공은) 북한이 절대 원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는 한국의 윤석열 차기 행정부가 밝힌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를 위한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을 환영한다며 여기에 정부 관리 뿐 아니라 학계 및 연구기관의경험많은 전문가들을 포함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싫어하는 한국의 음악, 드라마 등이 담긴 USB, 즉 이동식 저장 장치 1백 만개를 평양에 뿌리겠다고 하는 것도 북한에 대한 새로운 확장억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토비 달톤 선임연구원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 측의 그러한 반응은 새로운 한국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한국과 미국을 비판해 차후에 긴장이 고조되면 그 책임을 한미에 돌리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이나 확장억제전략협의체는 순전히 방어적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미 국방부와 국무부는 북한의 관련 비판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20일 오후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기자 이상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