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이 조만간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다는 정보당국의 분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관심을 끌기 좋은 오는 30일 미국 메모리얼데이 연휴에 맞춰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보도에 한덕인 기자입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북한이 지난 1984년 이후 모두 21차례에 걸쳐 미국 공휴일에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하면서 오는 30일,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 연휴기간에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빅터 차 CSIS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지난 26일 ‘휴가를 망치는 북한의 미국 공휴일 도발’이란 제목의 글에서 이같은 집계를 거론하며, 과거 북한은 도발로 미국의 주요 공휴일을 방해하는 행태를 보여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차 석좌는 그러면서 북한은 이미 7차례에 걸쳐 미국의 ‘메모리얼 데이’ 주말 연휴에 미사일 시험을 강행한 전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을 전후해서도 2017, 2009, 2006년 세 차례 무력 시위를 벌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차 석좌는 나아가 최근 위성사진 분석 결과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 준비가 진행 중이거나 3번 갱도 복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정황을 종합해 보면 북한이 오는 메모리얼데이 주말에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미연합사 작전 참모를 지낸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을 암시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물론, 미군의 입장에서도 미국 공휴일을 겨냥한 북한의 도발 행위는 항상 예의주시해 온 사안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 북한은 미국 공휴일을 전후로 도발을 일삼는 오랜 전력이 있습니다. 제가 연합사령부에 있을 때도 우리는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 때문에 많은 공휴일에 일해야 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이같은 반복되는 역사 때문에 북한이 이번(메모리얼데이 주간)에도 어떤 도발이든 강행한다 해도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여기엔 미군과 관리 등 미국 측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의도도 담겨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 연구기관 ‘로그 스테이츠 프로젝트(Rogue States Project)’의 해리 카지아니스 대표도 지난 25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오는 메모리얼데이 전후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다분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카지아니스 대표는 북한은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기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통상 미국 연휴 기간엔 언론이 다루는 뉴스가 많지 않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고, 이런 상황을 활용해 휴일 뉴스매체 전면을 북한에 관한 얘기로 채우기 위한 최상의 날로 간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지아니스 대표 :북한은 예전부터 미국 공휴일에 도발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많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점을 알고, 뉴스 시간을 북한 얘기로만 채울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는거죠.
카지아니스 대표는 나아가 지난 2017년 북한이 처음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던 때도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4일 이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한덕인,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