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추가제재 사실상 불가능...미 독자제재 강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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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최근 연이은 탄도미사일 도발에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 추가제재 결의안 채택이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불발됐습니다. 향후 미국 정부의 독자제재가 더욱 강화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 대해 2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 채택이 무산됐습니다.

올해 북한이 미사일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 등 서방국가들이 여러 차례 유엔 차원의 대북 추가제재를 추진했지만 번번이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 부딪혀 왔습니다.

26일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현 상황에서 제재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실용적 조치에 나설 것을 미국에 촉구했습니다.

주유엔 미국 대표부 측은 27일 향후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대북 추가 제재의 재추진 여부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질의에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응하기 위해 유엔에서 계속해서 단합과 타협을 모색할 것”이란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의 발언을 인용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안보리 회원국들 간 단합이 어려울 경우 미국이 독자적으로 또는 가까운 동맹국과 함께 제재를 비롯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올 들어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 악성 사이버 활동과 연루된 개인또는 기관에 대한 독자제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7일 북한인 1명과 북한 및 러시아의 3개 기관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개발 지원을 이유로 제재대상 목록에 추가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추가제재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한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유엔 대북 추가제재 추진이 어렵다며, 미국이 독자제재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루지에로 연구원 : 더 많은 은행이 미국 제재를 따르고 미국 제재가 북한의 불법 활동에 대한 더 많은 부분들을 다루기 때문에 미국의 (독자) 제재는 유엔 제재보다 영향력이 더 큽니다.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실적으로 유엔 대북 추가제재에 대한 중·러의 반발은 북한 정권의 도발에 대한 처벌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분석관은 미국이 현 시점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제재 협력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할 의도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미국 정부가 최소한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이 지역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안정에 지속적이고 증가하는 위협으로 남아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분석관은 현실적인 대안과 관련해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활동을 중단시키기 위한 제재 등의 징벌적 조치를 강구해야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가시적인 동맹 차원의 접근으로 확장억제를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새 대북제재 결의도 중요하지만 기존 유엔 안보리 결의와 미국 자체 제재법을 통해 북한, 중국 등 제재 위반자들에 대한 압박을 더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이 이들 제재 위반자들을 대상으로 책임을 묻는 국제적 노력을 주도하는 한편 더욱 강경한 대북정책을 추진하기로 한 윤석열 신임 정부와 대북제재에 대한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6일 전자우편을 통해 북한이 조만간 제7차 핵실험을 강행한다고 해도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채텍에 동의할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주장했습니다.

2017년까지는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하면 유엔 안보리에서 강력한 대북제재가 채택됐습니다.

정 센터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러 관계 악화로 올해부터는 북한의 핵실험이나 ICBM 등 강도 높은 도발에 대응한 대북제재에 대해 러시아로부터 동의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과 중러의 셈법을 바꾸지 않는 한 북한은 앞으로도 계속 미국 본토를 겨냥한 ICBM을 시험발사하고, 전술핵무기와 초대형 핵탄두 개발을 위해 제7차, 제8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