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압록강물 이용 시간 대폭 제한…물 긷는 것도 뇌물 주어야

북한 주민들이 압록강에서 물고기를 잡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압록강에서 물고기를 잡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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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코로나 최대비상방역체제로 이행하면서 압록강물을 생활용수로 이용하는 주민들이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물 긷는 시간을 대폭 제한하는 바람에 주민들은 강물을 떠가기 위해 경비대에 뇌물을 바치는 실정이라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지난 28일 “요즘 최대비상방역체제로 국경연선의 통제가 강화되면서 압록강물을 길어다 먹는 것도 하나의 전투가 되었다”면서 “수도 시설이 미비해 압록강물을 식수 및 생활용수로 이용하는 국경연선 주민들은 국경경비대의 통제로 물조차 마음대로 길어다 먹을 수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오래 전부터 혜산 주민들은 압록강에 나가 강물을 길어다 생활용수로 사용해왔다”면서 “수도는 있지만 송수관 노후와 정수시설 미비로 수돗물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혜산 주민들은 식수와 빨래 등 모든 생활용수를 압록강물에 의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런데 지난 12일 국가최대비상방역체제가 발령되면서 국경일대의 강물이용이 크게 제한되고 있다”면서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인민반별로 하루 두 차례만 강물을 길어갈 수 있게 제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일부 주민은 압록강에서 불과 100미터 내에서 살지만 안전부규찰대와 국경경비대의 2중경비에 막혀 강가에 접근할 수 없다”면서 “때문에 주민들은 강물을 길으러 초소를 통과할 때 반드시 공민증을 맡겼두었다가 나오면서 찾는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강에 거의 다다랐어도 이용시간이 끝나게 되면 그대로 돌아서야 된다”면서 “압록강을 눈앞에 두고도 되돌아서야 하는 일부 주민들은 경비대원과 안전부 초소에 뇌물을 주어야 그나마 물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28일 “양강도 대홍단군의 주민들은 압록강을 생활용수로 이용해왔는데 요즘 강물 조차 마음대로 길어다 쓸 수 없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이유로 강변으로의 접근이 엄격하게 통제되면서 제한 시간 외에 강물을 이용하기 위해 경비대원에게 뇌물까지 바쳐야 하는 실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4월까지만 해도 국경초소 군인들과 주민들은 서로 아는 처지여서 웬만하면 그냥 통과시켜주었는데 요즘엔 지정된 낮시간 외에 일체 강변에 접근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그동안 별 지장없이 압록강물을 식수와 생활용수로 이용해온 주민들은 당국의 갑작스런 조치에 불만이 많다”면서 “수돗물 공급이 안 되는 현실은 고려하지 않고 하루 2시간씩 2회로 강물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난 시기 압록강물을 자유롭게 사용하던 주민들은 강물을 길어가는 것도 경비대에 뇌물을 고여야 하는 현실에 분노하고 있다”면서 “밀주 생산업자 등 물이 많이 필요한 일부 주민들은 경비대원과 안전원에게 술이나 담배를 고여가며 강물을 길어다 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